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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담당자입니까, 책임자입니까.

by 라이프파인

우리는 직장에서 '담당자'와 '책임자'라는 말을 흔히 사용합니다. 이 두 역할의 차이는 단순히 직급의 높낮이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 본질에는 업무를 바라보는 관점, 시간의 개념, 그리고 책임의 무게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합니다.


1. 프로젝트 종료?

프로젝트 종료는 담당자에게는 완결을 의미하는 '마침표'와 같습니다. 주어진 과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그 순간 일의 부담에서 벗어납니다.


하지만 책임자에게 프로젝트 종료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쉼표'에 가깝습니다. 끝난 과업이 조직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이를 바탕으로 무엇을 더 발전시키거나 새롭게 연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 성과를 발판 삼아 다음 목표를 설정하고 더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 바로 책임자의 일입니다.


2. 숲? 나무?

이는 '나무를 보는 사람'과 '숲을 보는 사람'이라는 익숙한 비유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담당자는 자신이 맡은 나무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키우는 데 집중합니다. 자신의 업무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일을 확인하며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반면, 책임자는 숲 전체를 조망합니다. 한 그루의 나무가 아니라 숲의 모든 나무가 조화롭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때로는 한 담당자의 일과 다른 담당자의 일을 창의적으로 조합하여 시너지를 내거나, 비효율적인 부분을 과감히 분리하여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조율자이자 포괄적인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3. 책임 소재?

책임의 무게 또한 두 역할의 선명한 차이점입니다.

담당자는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할 윤리적, 도의적 책임을 집니다. 하지만 일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더라도 법적인 문제로 비화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러나 책임자는 다릅니다. 그가 이끄는 프로젝트나 사업의 성패는 개인의 명성과 경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때로는 조직의 운명을 좌우하고 법적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주어진 일을 해내는 '수행 책임(Responsibility)'을 넘어, 최종 결과와 그 파급효과까지 모두 감당해야 하는 '결과 책임(Accountability)'의 영역입니다.


4. How? Why?

더 나아가, 이들의 사고방식에서도 차이는 드러납니다.

담당자는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What)' 할 것인가에 대한 최적의 방법을 찾습니다.


반면 책임자는 우리가 '왜(Why)' 이 일을 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목표를 향해 '어떻게(How)' 해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5. 핵심 역량?

필요한 핵심 역량 또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담당자에게는 뛰어난 실무 능력과 전문 기술력이 중요하지만, 책임자에게는 팀을 아우르는 리더십과 소통 능력,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 사고가 더욱 요구됩니다.

결국 담당자는 자신의 '업무'를 관리하고, 책임자는 팀이라는 '사람'과 일이 진행되는 '과정'을 관리하는 사람인 셈입니다.



마치며,

이처럼 담당자와 책임자는 단순히 상하 관계가 아닌, 각자의 자리에서 조직이라는 배가 순항할 수 있도록 다른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는 필수적인 존재입니다.

한 명은 튼튼한 노를 젓고, 다른 한 명은 흔들림 없이 키를 잡고 먼바다의 등대를 향해 방향을 설정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담당자에서 책임자로 이동할수도, 또는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담당자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신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혹시 담당자의 자리에서 책임자의 시선으로 더 넓은 숲을 바라보려 노력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혹은 책임자로서 개별적인 나무 한 그루의 상태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당신의 '일'은 오늘 마침표로 끝났나요? 아니면 내일을 위한 쉼표로 이어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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