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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걸하던 손, 이제 꿈을 재단합니다

르완다 10대 미혼모 자립 프로젝트

by 라이프파인

올해 초, 르완다의 한 시골 마을에서 10대 미혼모 자립을 위한 직업훈련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이 지역에는 200명이 넘는 미혼모들이 사회적 편견과 막막한 현실 속에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외부의 지원을 받은 적 없는 20명을 선발해, 지난 10개월간 재봉 기술과 재정 관리 교육을 제공하며 이들이 떳떳한 어머니이자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설 수 있도록 돕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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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가장 큰 성과는 20명의 교육생 전원이 단 한 명의 낙오 없이 과정을 수료했다는 점입니다.


교육을 수행한 로컬 NGO 대표는 "지난 10년간 일하며 참가자 전원이 무사히 졸업하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라며 이들의 강한 의지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는 초기에 자녀를 믿지 못하던 부모들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지만, 딸들이 열심히 배우는 모습을 직접 확인한 부모님들이 점차 든든한 지지자로 변해갔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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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는 참여자들의 삶과 목소리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참여자들은 '원치 않는 임신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켜내며 삶의 주도권을 되찾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끈끈한 공동체로 거듭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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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혼모의 아버지는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것들을 우리 딸이 배웠다"며 벅찬 감회를 전했고, 미혼모 리더 무테시는 "과거 그저 하루를 버텨내던 우리가 이제는 함께 일하고 아이를 키우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며 희망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들의 성장은 지역 사회의 따뜻한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자신 역시 미혼모였던 경험을 나눈 핸드크래프트 기업 대표는 "과거는 과거일 뿐, 당신 안의 이야기를 믿으라"며 이들의 제품 판로를 약속했고, 지역 부시장은 "스스로 번 돈이어야 떳떳하다. 이제 여러분이 받은 것을 이웃에게 나누며 지역 사회를 변화시켜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프로젝트를 마치며,


1년 전, 저는 이들에게 동정 대신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은 그 기회를 '성장'이라는 결과로 당당히 증명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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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헤매던 과거를 딛고 이제는 아이를 위해 매일 최선을 다하는 진짜 엄마로 살아가는 그녀들을 봅니다.


변화의 시작이 어떤 요인이었든, 그 지난한 길을 스스로 걷고 또 걸어 마침내 성장을 맛본 이들의 여정에 깊은 감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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