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면 되죠!"
모두가 실수를 합니다. 특히 말실수는 종종 일어나기 마련이고, 늘상 저지르고나서 후회합니다. 하고나서 이불킥하는 말실수는 여럿 있었으나, 하고나서 어떤 일로도 정당화가 쉽게 되지 않는 실수의 1등은 이녀석인 것 같은데요.
"그만두면 되죠!"
"저 갈때 많아요."
"이미 마음은 떠났는데, (다양한 이유로, 그냥) 있는 것 뿐입니다."
절대 해서는 안될 이야기입니다. 제 경험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스타트업의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100명 남짓의 적지 않은 회사이고, 빠르게 성장하면서 각종 진통을 겪고 있기도 하구요. 성장의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있던 다른 임원이 있었습니다. (충돌이 있던 안건은 중요하지 않으니, 과감하게 스킵할께요.)
사실, 수주간 힘들었습니다. 나름 추진하고 있는 일에 대해 번번히 간섭을 하는 태토가 싫었고, 화가 조금씩 차오르는 상태였으니까요. 물론 그 과정 속에서 충분히 설득을 시키며 진도를 냈다고 생각하나, 저와 그 분 사이의 갈등의 골은 깊을대로 깊어져 저를 둘러싼 모든 직원의 긴장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매우 오랜만에 갖게된 임원의 회식자리였습니다. 술 잔이 돌면서, 어느 순간 마음 속 깊은 속 이야기가 오가고, 민감했던 주제로 그 분과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분의 생각도 옳고 정당했습니다. 다만 저와 다른 생각과 방향성을 지닌 것 뿐인데, 그당시는 지적받기 싫어하는 학생마냥 날을 세워 반응했습니다.
특정 시점에 저는 격분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그만 두면 되나요? 저 갈 곳 많습니다."
쌓인 자존심에서 나온 치기어린 이야기였고, 회식의 자리는 급속도로 냉각되었습니다. 그럭저럭 수습하고 끝낸 회식 자 후 돌아온 일상은 전과 같지 않았습니다. 정말 실제로 제가 갈곳이 많고 없고의 중요도가 아니라, 이미 내뱉어진 이야기는 제 동료와 상급자의 귀에 강하게 내리 박힌 후였습니다.
그 뒤로 해당 발언에 대해 실언이었다 사과하고, 나름의 업무 업적을 묵묵히 만들어나감에도 불구하고 위 발언은 주홍글씨처럼 새겨있습니다. 제 보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까지 오랜 복원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네요.
역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일하는 과정에서, 제가 던진 서툰 말을 서슴지 않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양한 표현으로 포장되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절대 해서는 안될 말이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저에게도 동일하게 해당됩니다.
모두가 중요시 하는 특급 인재는 어느 회사에나 있으며, 그들이 나가면 망한다라는 이야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몇 명의 퇴사로, 회사와 조직이 휘청일만큼 나약한 조직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한동안 힘들고 뻑뻑거림의 기간은 발생하겠으나, 역시 정상화되고 돌아갑니다. 핵심 인력, 천재 개발자, 대표, 임원 관계없습니다. 조직은 냉정하고, 모두가 (손쉽게) 대체 가능합니다.
발언과 동시에, 조직에 대한 로열티는 크게 훼손됩니다. 함께 노젓는 배에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직원과 큰 뜻을 품고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좋은 기회가 있으면 나가려고 하는 분과 그럭저럭의 유대를 맺는게 최선이겠지요. 물론, 좋은 기회가 있으면 나갈 수 있으나, 그 과정을 사전에 홍보하고 선전할 필요는 없습니다. 적어도 함께 몸담을 기간 동안, 조직에 대한 예의가 필요합니다.
결국에는 소문납니다. 경력과 업적이 쌓인 이직은, 결국엔 레퍼런스를 중심으로 평가됩니다. 이직의 과정에 함께 일했던 주위 사람에게 체크하는 경우는 빈번하며, 그 과정에서 오점을 남기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물론 실언을 무시할 정도의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실적과 천재성이 있다면 관계없으나,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그런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혹시 몸담고 있는 회사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조용히 내일과 다음을 준비하세요. "그만두면 되잖아요. 갈때 많습니다."와 같은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것은 지는 게임입니다. 굳이 지는 게임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