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고 Jan 06. 2024

Question

나에게 하고 싶은 물음


20대 후반의 나는 내가 언제쯤 결혼을 해야 하는 건지 궁금했다.


그때의 나는 누가 차라리 나에게 '몇 살 때 결혼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모임에서 용한 점집의 이야기가 나왔다.


살면서 점이라는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지만

귀가 솔깃했다.


나보다 더 큰 관심을 보이는 다른 분들에게 휩쓸려

조용히 귀를 기울이다

당장 내일이라도 찾아갈 것처럼 관심을 보이는 어느 40대 여자 상사 분에게 물었다.


"팀장님도 고민이 있으세요?"

"당연하지. 물어볼 게 엄청 많아."


나는 의아했다.

직장에서 인정도 받고, 아이들도 이제 어느 정도 컸는데

팀장님에게는 대체 무슨 고민이 있는 걸까?


팀장님에게는 나처럼 누군가 '내 인생이 이렇게 될 것이다-'

아니, '이렇게 해라-' 라고 말해줬으면 하는 것들이 대체 무엇일까.


그때 나는 나이를 먹으면,

어른이 되면 고민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고민이 생기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약 5년이 흐른 후


언제 결혼해야 하지?

누구랑 결혼해야 하지?

언제쯤 승진을 할 수 있지?


하는 그때의 고민들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하지만 머릿속의 물음표는 항상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지?

나는 아이를 낳아서 키울 수 있을까?

나는 이제 직장에서 어떻게 해나가야 하지?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이어나가야 하지?

나는 정말 이렇게, 이런 사람으로 완성된 건가?


사실 지금도 나는 누군가 나에게

'너는 이렇게 살아야한다'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겁나고,

지금 현실에 안주하는 것은 싫고,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지금의 물음표가 언젠가는 사라지고

새로운 물음표가 생길 것이라는 걸 안다.


그리고 그 물음표는 나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나는 언제나 Question 인간이다.

질문만 있고 답은 없는 노답 인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그리고 나는

그래도 나는

그러니 나는

그렇게 나는


살아갈 것임을 안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행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