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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Jan 06. 2024

감정노동에 지친 사람들에게(결말 포함)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연애 빠진 로맨스(Nothing Serious, 2021)



섹스는 하고 싶지만 연애라는 더 이상 감정노동은 하고 싶지 않은 자영(전종서 역). 오작교me라는 어플을 통해 우리(손석구 역)를 만난다. 어색한 첫 만남의 시간을 지나 원나잇을 한 두 사람.  둘은 사실 서로가 나쁘지 않지만 먼저 연락하는 것을 주저하지만 곧 그 단계도 지나, 서로 친한 친구에게도 하지 못하는 대화를 나누고, 술을 먹고, 섹스를 하며 서로가 잘 맞는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섹스 칼럼을 쓰기 위해 자영과의 만남을 시작한 우리는 자영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 될수록 그녀에게 사실대로 고백하고 칼럼을 그만두고만 싶다...



우리와 자영은 솔직하게 그냥 외로워서, 한번 자고 싶어서 만났고 그래서 서로에게 더 솔직해진다. 누구든 자신이 이성으로 상대방에게 매력적인지, 함께한 잠자리가 어땠는지 궁금한 게 사실이니까 물어보고 대답해 준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서로의 실패한 사랑 이야기도 하고, 위로도 해준다. 


처음에는 나의 비밀 이야기를 털어놔도 괜찮을 다시는 안 만날 수 있는 타인이었고, 시간이 갈수록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위로받고 싶은 친구, 로맨스 감정이 피어난다. 



그러나 자영은 두렵다. 자신의 사랑이 실패할까 봐. 또 상처를 받을까 봐. 그녀는 쿨하고 털털한 성격 속에 자신의 두려움을 숨기고 힘든 감정 노동인 연애 대신 현실적으로 성욕만을 채우겠다고 말한다. 그 모습은 뭐랄까, 짠하고 위험해 보인다. 우리 같은 남자가 아니라면 그녀는 또 상처받았을 테니까.


 

우리는 작가가 되고 싶지만 제대로 된 사랑을 해보지 못해 작가가 되지 못한다. 자영은 그에게 새로운 활력이 되고, 사랑이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그런 그의 마음은 칼럼에 실리고 독자에게 전달된다. 칼럼은 대박이 나지만 그는 점점 두려워진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칼럼도, 작가가 되는 것도 아닌 자영이다.



!스포주의!


둘은 가장 행복할 때 이별하게 된다. 우리는 자영에게 솔직하게 고백할 타이밍을 놓쳤고, 자영은 우리의 핸드폰 알람을 통해 그가 자신과의 만남을 이용한 것을 알게 된다. 아무리 쿨한 자영이지만 글을 보며 그녀는 상처 입는다. 그가 자신과의 일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줬다는 것보다 자신에게 했던 말, 행동들이 칼럼을 쓰기 위해 만들어낸 거짓이었다는 생각이 그녀를 더 아프게 한다. 

1년이 시간이 흐른 후, 우리는 퇴사 후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자영은 팟캐스터가 되지만 서로를 그리워만 하고 있다. 자영의 할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만나게 될 사람은 다 만나게 되어있다고. 그리고 우리의 노력으로 둘은 제외하게 된다. 다시 웃으며 걷는 것으로 영화를 마무리되고, 둘의 로맨스가 어떻게 되었는지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세상 모든 연애가 그러하듯이.



개인적으로는 손석구 때문에 봤다가 전종서에게 치인 영화. 전종서가 너무 매력적이고 예쁘게 나온다. 사실 손석구는 좀 찌질하게 나오는 편..? 소재가 자극적이고 좀 위험하긴 하지만 영화는 매력적이고 재미있었다. 결국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에게 위로받고, 옛사랑은 새로운 사랑으로 극복하는 거니까.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보다는 연애가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니면 나처럼 연애는 필요 없지만 그런 달달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 

인간관계, 연애, 인생에 대해 생각할 것도 어느 정도 있고, 이만하면 새해 첫 로맨스 영화로 만족! 와 감독님 90년생이네... 부럽다(뭐가...?) 다음 영화도 나오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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