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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쿨팡 Dec 10. 2020

같이 손해 보게 해 주세요.

주식 초보의 마음

오늘도 손해다.

오른 종목도 있지만 하락한 종목의 비중이 높다.

오른 종목은 1주당 1000원이 올랐는데, 하락한 종목은 1주당 8000원이 빠졌다.

퇴근길에 주식 관련 유튜브를 보며 마음의 안정감을 찾는다.
그곳에 가면 나처럼 "오늘 또 손해" 본 사람들이 수두룩 하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손해라는 댓글에 더 큰 손해라는 대댓글을 달며 위로의 장을 펼친다.

속칭 투자의 고수들이라 하는 자들의 전략 따위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

진단 받고 깨우침 받기 보다는 쓰린 속을 달래는게 우선이다.

막연하게 내일은 오늘의 손해를 조금 더 복구하겠거니 서로 덕담하며 응원한다.


아무것도 모른다. 그냥 동전의 앞뒤를 던지듯 운에 맡긴다.
운을 믿지 않는다고 하면서 운을 운운하며 운을 띄운다.


주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비율은 100명에 5명 꼴이라고 한다.
손해 보는 사람이 95명이라 한번 놀라고 이득을 보는 5명 안에 내가 들지 못한 것에 두 번 놀란다.
나처럼 털고 일어나지 못해 손해의 비중을 하루하루 적립하고 있는 어깨동무가 95명이라고 하니...
이 정도 비율이라면 어느 정도 손해는 주민세처럼 당연함마저 든다.

사람은 "가난보다는 불공평에 더 분노한다"라고 했던가.
주식에 살짝 발을 담가 보니 막연하게만 느꼈던 이 말의 본질을 몸소름 한다.

원금 복구라는 원대한 꿈은 접었으니
나의 동료들이여, 이 수렁에서 나만 홀로 남겨두지 마시라.


2600을 넘는 유동성 대잔치 중이지만 나의 동전주들 나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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