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글로 배웠습니다.

단단한 나를 만들기 위한 도전, 글쓰기

콤플렉스

나는 평소에 말하기도 못하고, 글쓰기는 더더욱 못하는 사람이다. 삶의 많은 단계에서 말하기와 글쓰기가 약하다는 점은 나에게 늘 큰 콤플렉스였다. "인생을 글로 배웠어요"라는 문구는 나의 이야기일까? 대학생 때부터 말 잘하는 법과 글 잘 쓰는 법에 관한 책을 꽤 읽었지만, 실천하지 않았기에 그 좋은 글들은 그냥 활자들로 지나쳐가 버렸다.

글을 쓰려는 이유

언제나 그렇듯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잘하는 것이 일치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미니멀하지만 많은 내용을 닮고 있는 일러스트를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일러스트를 그리지 못한다. 나는 설득력 있으면서도 유머가 묻어있고, 논리적이지만 읽기 쉬운 글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글을 쓰지 못한다. 지금 나는, 시간이 많은 백수일 때, 내 삶에 가장 큰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글을 써보고자 한다. 왜 굳이 공개적인 플랫폼에서 개인의 성장을 이루고자 하냐-라 하면 타인에게 보이는 글을 쓰는 것이 글의 표현이나 어휘를 다시 다듬게 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닮아가기 위해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노력하면 언젠가는 반이라도 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믿어본다.

글을 씀으로써 이루고 싶은 것

나는 말과 글로 표현은 못하지만, 생각과 공상에 자주 잠겨 있곤 한다. 표현하자면 입천장과 두개골 사이에서 다양한 주제의 추상적인 생각들이 마치 액체 연기처럼 어떠한 명확한 형상을 갖지 못한 채 흐트러졌다가, 다시 사라지길 반복하는 느낌이다. 명확한 형상을 갖지 못한다는 것은 생각과 공상들이 명확한 결론에 이르지 못한다는 뜻이다. 매일 이렇게 결말 없는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은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네트워크 서비스가 아닌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내 생각을 써 내려가고, 그럼으로써 그 당시의 내 생각을 기록하며 정리하며, 생각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앞으로의 글 계획

아무래도 나는 말하기는 기피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많은 이중적인 사람인가 보다. 브런치에 첫 글을 쓰면서 나는 전혀 예상치 못한 흥미와 재미를 느꼈다. 생각해보면 그동안에 내가 써온 글들은, 리포트, 자기소개서, 학업 계획서 등의 목표가 뚜렷한, 양식이 정해져 있거나 나를 평가받기 위한 글들이었다. 그러한 목적성 글쓰기가 글쓰기를 피하게 만들고, 두려워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브런치에는 결과 지향적인 글이 아닌, 순간순간 내가 느끼는 생각이나 혹은 나의 경험을 쓰고자 한다.  나는 백수가 되기 전, 조금 특이한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였다. 그곳에서의 업무 내용은 기밀 유지 때문에 약 2년간의 근무 기간 동안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불만, 스케줄 등을 가장 가까운 친구들과도 하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그 기간에 스스로를 가두고 옥죄이다 보니 나 자신이 참 작아진 것 같다. 나는 그런 경험을 통해 내가 변한 점과 느낀 점, 해외 대학원을 생각하게 된 계기와 과정, 백수 라이프, 그리고 앞으로 있을 대학원 생활 등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다.

아무리 사소해도 모든 경험은 다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 소소한 글쓰기로서 나의 성장을 다시 한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