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이지만 또 가고 싶은 이상한 나라
2013년 12월 나는 인도를 갔다.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 대부분은 잊고살아왔는데 인도 사진을 보니 다시 그 감정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사진이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나보다. 눈으로 보는것보다는 아름답지 않지만 그 순감의 감정을 담아내는.
대학생이었던 나는 차곡차곡 아르바이트를 한 돈을 모아 여행자금을 마련했다. 비행기표는 당연 가장 저렴한 표로 경유 6시간도 마다하지 않았다. 새벽 인도델리국제공항에 도착해서 다음날 첫 열차를 타고 나가기 위해 또 다시 밤을 새고 꼬질꼬질해진 모습으로 도착한 델리 빠하르간지.
지금은 이름도 잊었지만 같은 비행기를타고 델리공항에서 함께 밤을 새며 얼굴을 튼 친구들까지.
이 사진을 보면 빠하르간지에 도착해서 눈이 휘둥그레졌던 내 모습이 생각이 난다. 여행자거리라고해서 기대했는데 여긴 아수라장 그 한복판이었다.
호객행위부터 검은 피부에 하이얀 눈알들이 정말 쉴새 없이 나를 훑고 지나갔다. 분명 동양사람을 처음보는것도 아닐텐데 내 차림이 이상한건지 원래 그런건지...
게다가 여행자거리라고 불리는 빠하르간지는 사람과 오토바이와 릭샤, 사이클릭샤, 개들과 소까지 합세해서 도로를 점량하고 있고 군데군데 공사중인듯한 모습에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여기가 인도의 수도 델리, 그것도 여행자 거리라 불리는 빠하르간지라니. 대체 다른 곳들은 얼마나 더한지 상상이 가질 않았다.
말이 끄는 수레가 도로를 달린다. 아니 걷는다. 몇차선인지 알 수 없는 도로에 경적소리에 매연까지 합세하니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
올드델리로 향하는 길은 끔직했다. 도로 한가운데에서 다시 돌아가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나 돌아갈래!"라고 말하고 싶었다. 코를 풀면 거무튀튀한 콧물이 나왔다.
올드델리의 붉은 요새를 보는순간 참 인도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야 조금 정신을 차렸다.
아, 여기도 사람사는 곳 맞네.
꾸뜹미나르까지 가는 길은 신기했다. 꽤 좋은 버스를 타고 갔었는데 차창 넘어로 보이는 풍경들을 버스 안에서 편하게 볼 수 있다는게 젤로 좋았던거같다.
꾸뜹미나르에는 관광객보다는 현지사람들이 많았는데 소풍 온 학생들이 우리를 참 신기하게 쳐다보고 졸졸 따라다니던 기억이 난다.
델리는 인도라는 나라에 첫 발을 내딛어 나에게 준 문화충격이 기억이 깊게 남아있다. 겐지스강보다 타지마할보다 더 큰 충격적이었다.
인도는 참 이상한 나라다. 생각하면 마음이 이상하게 꾸물거리는.
꼭 다시 가고싶은 그런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