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이지만 또 가고 싶은 이상한 나라
한 달 간의 인도 배낭여행에서 마지막으로 도착한 도시, 가장 인도스럽던 곳.
10년전 인도에 왔었다고하는 여행자 말로는 바라나시는 10년전과 달라진게 없다고 하는데, 벌써 5년전이다.
가을비가 내리면 바라나시 생각이 난다. 1월의 바라나시는 습하고 추웠다. 여행했던 다른 도시들보다 더 추워서 바라나시에서 감기에 걸렸던 기억이 난다.
매일 숙소의 레스토랑에서 허니진저티를 시켜놓고 멍 때렸다. 유일하게 와이파이가 터지는 공간이라 바라나시에 있는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장소였다.
바라나시에 있는 동안 대부분이 흐리고 축축했는데, 낮에는 또 햇볕이 들었다. 그때 당시에는 바라나시의 건물들이 낡았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는데 돌아와서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 저런 곳이었구나 싶었다.
숙소에서 무료로 겐지스강 보트를 태워준다고 했다. 1번 무료였는데 보트를 젓는 청년에게 신발을 주고 우리는 보트를 두 번 탔고, 디아로 무료로 받았다. 운동화와 맞바꾼 셈이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내 신발이 멋지다고 나도 그런 신발을 하나 사고싶은데 여기서는 비싸다고 이야기를 했다.
어차피 한국으로 돌아갈거였고 그다지 비싼 신발도 아니었던터라 선뜻 가지겠냐고 물어봤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발사이즈가 나랑 똑같았다.
그렇다고 내가 발이 큰건 아니었다.
우리에게 대신 내일 밤 보트를 한 번 더 태워주겠다고 말했고. 이미 인도에 때가 묻어있던 우리는 반신반의했다. 신발갖고 튀는거 아냐?
그러나 그는 약속을 지켰다.
겐지스 강은 참 신기한 곳이다. 굉장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그 곳은 정말 별게 없었다. 그냥 강이었는데 사람들이 죽고, 떠내려가고 목욕도 하고. 그냥 나에게는 강이었을뿐인데 인도사람들에게는 그냥 강이 아닌 그런 곳이었다.
요플레를 좋아하는 내게 인도에서 스윗커드는 띵푸드였다. 매일 아침 스윗커드를 먹으러 내려갔고 가끔은 점심먹고도 저녁먹고도 먹었다.
바라나시를 떠나는 날 아저씨에게 오늘 바라나시를 떠난다고 말하니 스윗커드를 공짜로 주셨다. 한사코 돈을 내겠다고 하는 나에게 같이 사진 한 장 찍어주면 된다고 말씀하시던 분.
혹시나 다시 간다면 프린트해서 전해드려야지.
가장 인도스럽고 아쉬움으로 남아있는 바라나시.
5년이 흐른 지금 그곳은 아직도 같을까? 나는 참 많이 변했는데.
쌀쌀한 아침이면 난 아직도 바라나시 그 곳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