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고기> 8장.
며칠 뒤, 그가 보호소에 도착했을 때 공기는 이상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헛간 문이 반쯤 열린 채였고, 노을은 마당 한가운데 쪼그리고 앉아 휴대폰을 붙잡고 있었다. 오름은 불이 붙지 않은 담배를 손가락에 끼운 채 벽에 기대 있었다. 그리고 솔향은 무표정하게 돼지우리 앞에 서 있었다.
“어제부터 상태가 확 나빠졌어요.” 노을이 먼저 말했다. “숨 쉬는 게 이상해요.”
그는 급히 우리 안으로 들어갔다. 담요 속에 있던 아기돼지는 고개를 들 힘도 없어 보였다. 숨은 짧고 빠르게 끊어졌고, 배는 들썩이는 대신 가늘게 떨렸다. 눈은 반쯤 감긴 채로, 부르는 소리에도 제대로 반응하지 않았다.
그는 무릎을 꿇고 손을 뻗었다. 체온은 아직 있었지만, 분명 예전과 달랐다. 몸 안쪽에서 무언가가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 당장 병원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가 말했다.
솔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얼굴이 굳어졌다. “가야지. 근데… 오늘 바로는 좀 어려울 수도 있어.”
“왜요?” 그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검사 들어가면 비용이 꽤 나올 거야. 지금 통장 잔액으로는… 다음 활동 준비금이랑 겹쳐.” 솔향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그래도 이건… 지금 살릴 수 있는 애잖아요.” 그는 솔향을 똑바로 쳐다보며 힘주어 말했다.
“그래서 고민하는 거야.” 솔향이 낮게 말했다.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다음 활동은 미루고, 일단 얘부터…”
“아니.” 솔향이 뭔가 결심한 듯 말을 잘랐다. “지금은 오히려 더 움직여야 해. 다음 영상, 이번보다 더 임팩트 있게 가야 해. 이번에 후원금 흐름이 열렸어. 이 타이밍 잡아야 해. ”
“또 (종돈장에) 들어가자는 거예요?” 노을이 아기돼지 곁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이번엔 진짜로 데리고 나와 보자. ” 솔향은 담담하게 말했다. “한 마리라도. 그래야만 이전 영상과 차별화가 될 거야.”
“그럼 돌봄은요? 지금도 이 정도인데…” 노을은 기운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더 후원이 필요한 거야.” 솔향의 목소리가 더욱 단단해졌다.
그는 미세하게 고개를 저었다. “추가 영상이 필요한 건 동의하는데 순서가 바뀐 거 같아요. 지금은 돌볼 수 있는 만큼만 해야 해요. 더 데려오면… 그게 또 다른 방치가 될 수도... ”
그가 말끝을 흐리자 솔향이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 현실은 항상 넉넉하지 않았어. ”
잠시 정적이 흘렀다. 오름은 셋의 대화를 관망하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으로 사실상 솔향과 같은 뜻이라는 것을 내비치고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조금 더 힘을 내보자는 심사로 입을 뗐다.
“그럼 구출 영상보다 현재의 열악한 돌봄 상태를 영상으로 찍어서 올리죠.”
노을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좋은 생각 같은데요."
솔향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구걸이잖아." 살짝 뜸을 들인 솔향이 작심한 듯 말했다.
솔향의 말에 그는 말문이 막혔다.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걸 그는 느꼈다. 옆에 있는 노을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오름이 입을 뗐다. "어느 쪽으로든 지금은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될 거 같아. 빨리 결정하고 신속하게 실행하자."
솔향은 자신의 생각을 더 밀어붙였고, 그와 노을은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현재 있는 돈은 다음 구조 활동을 진행하는데 쓰기로 결정됐다. 솔향은 오름의 말대로 최대한 빨리 돼지를 구출한 후 아기돼지의 치료하자고 덧붙였다. 이에 노을은 당장 내일이라도 구출에 나서자고 의견을 냈고, 오름도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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