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고기> 6장
다음 날, 그는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비인간 해방단 사무실에 도착했다. 전날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정신은 또렷했다. 커피를 내리는데 문이 열렸고, 솔향이 들어왔다.
“어, 일찍 나왔네요.”
“...”
솔향은 고개만 한번 끄덕이고 커피를 내렸다. 그리곤 자신의 자리로 가서 노트북을 펼쳤다. 틱. 틱. 솔향의 마우스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린다고 그는 생각했다.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한 사무실 내부가 갑자기 식어버린 느낌이었다. 그는 이실직고하듯 소심하게 말했다. 괜히 머리를 긁적이며.
"어젯밤에... 무지개 프로필과 짧게 메시지를 주고받았어요."
솔향은 고개를 들어 그를 잠시 바라봤다. "응. 단체 계정 확인하다가 나도 봤어." 솔향은 차분하게 말했다.
그는 솔향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아니 바랐는지 모른다. 솔향은 말없이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뜨거운 김이 솔향의 얼굴 앞에서 잠깐 맴돌다 흩어졌다. 솔향은 직설적일 때가 많지만 중요한 이야기는 뜸을 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는 손으로 한쪽 빰을 어색하게 문지르며 말했다. 질문인 듯 아닌 듯.
"단체 차원에서 논의한다고 했는데... 만나보는 게 맞을지!?"
솔향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옆모습에서도 무표정이 읽혔다. 뭔가를 잠시 생각하는 거 같던 솔향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잘했어. 일단 오름과 노을이 오면 같이 얘기해 보자."
"그래요."
그는 짧게 답했고, 솔향은 자리에 앉아 다시 노트북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는 공용 테이블에 놓인 식은 커피를 눈으로 한번 흘기고 노트북을 펼쳤다. 무지개 프로필의 메시지가 궁금했지만, 단체계정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아기돼지들을 먹일 유기농 감자를 검색했다. 여전히 솔향의 마우스 소리가 너무 잘 들린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솔향이 말했다.
“원래 그런 식으로 말해.”
"네?"
그는 움찔하면서도 어리둥절했다. 누구를 향한 말일까? 도둑이 제 발 저린 꼴일까? 눈을 끔벅이며 솔향 쪽을 바라봤다. 솔향의 시선은 여전히 노트북 화면에 고정돼 있었다. 그는 살짝 짜증이 나려고 했다.
“예전에 강연 들은 적 있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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