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같은 남자의 특징을 꼽으라 하면, [변덕 없는 우직함],[둔하고 순진함],[천하태평, 순박함]이 있다.
특징마다 장단점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많지만, 그보다 세 가지 특징을 관통하는 '공감능력'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공감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부 영향을 덜 받는다. 대부분 일에 내적 동기가 크게 작용한다. 이기심이나 가치관의 영향보다, 그냥 공감을 못해서일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뭘 해도 우직하고 둔하다. 그래서 천하태평하고 순박하다. 이를 보는 시크하고 예민한 고양이는 마음이 어땠을까.. (곰냥이는 이제야 그 마음을 조금 헤아려본다.)
잃어버린 건지 원래 없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녀를 만나기 전까진, 친구들 사이에선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5년이 지난 지금, 스스로에게 의구심이 들었다.
착하고 배려 깊은 것과 '공감' 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이것은 누구를 만나던지 유용한 도구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변화를 당해버렸다.
공감도 능력이다.
유난히 그런지 모르겠는데, 고양이 과인 그녀는 공감해야 하는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조금 과장하자면, 모든 희로애락의 시발점이다. 내가 공감을 잘했을 땐 사소한 것이라도 큰 감동을 받았고, 반대로 못할 땐... 길게 설명치 않겠다.. 아무튼 고양이와 사는 곰에게 있어서는 생존 능력이다.
결국 곰냥이가 되어야 한다.
센서티브하고 변덕스러운 고양이에게는 곰이 필요하다.
하지만 또 너무 곰 같으면 안 된다. (으쯔란 그야)
세상 사람이 모두 곰이고, 곰에게 딱 맞는 환경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내 경험상 곰의 고양이화는 진화의 기회다.
마블의 인피니티 스톤만큼이나 강력한 무기다. 적어도 고양이인 그녀에게만큼은 말이다.
모든 곰들에게 전하는 말
곰 친구 들아. 우리는 대부분의 사건, 일들에 관해 괜찮을 것이다. 세상이 변해도 우리의 의지는 반달곰에게 새겨진 반달처럼 영원하고 우직할 것이다.
그래서 곰냥이가 되어도 괜찮을 것이다. 우리는 그마저도 괜찮아할 것이다. 단지 몰라서 그랬을 뿐.
사랑하는 상대에게 맞춰라. 우리만 가능하다. 우리가 먼저 다가갔을 때, 상대도 마음을 줄 것이다. 곰은 거대하고, 성격은 또 포악하다. 누가 쉽게 다가오겠냐! 우리가 먼저 다가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