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기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사 Jul 23. 2023

2023년 1학기 (4) 끄읏

기말고사가 끝난 후

기말고사가 끝난 후 성적이 뜨는 것까지도 빨랐다. 평균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스스로 제일 열심히 한 과목이 B0라 많이 시무룩해졌다. 어려웠는데 왜 어려운 지 알겠는데, 허탈하기도 하고 조금 아쉬워졌다. 역시 노력과 결과는 비례하지 않구나.


그래도 일보다는 낫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는 아니어도. 최소한 공부는 내가 머리에 넣으면 나 하나만을 거쳐서 외부로 나가는 결과를 뿜어내는데. 일은 아무래도 내가 해서 다른 이들이 같이 해주고 그 결과물이 복잡한 변수들이 많은 시장상황에 내던져져서 실시간으로 변하는 성적표가 나오다보니 너무나 예측이 어렵다.


한 학기동안 스스로를 책망도 하고 다독이기도 하고, 혼잣말을 정말 많이도 했는데 일단 끝나고 나니 후련했고. 성적표 나오고 한 달쯤 지난 지금은 2학기 수강신청 기간인데, 나는 정말로 또 여섯과목을 밀어넣을 지 아니면 업무에 좀 더 시간을 할애해야하니까 적당히 들을 지 모르겠다. 기분은 이쪽이 더 후련하니까.



스스로 느낀 변화된 점


말을 조금 더 잘 하게 되었다.


방통대 법학과 교수님들이 의도한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회사에서 일할 때 말빨이 강해졌다고 해야하나. 협업하는 부서들과 이야기할 때 조금 더 사실관계를 짚어서 물어보고 불명확한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고, 구체적이지 않은 내용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는 일이 많아졌다. 어떻게 보면 일을 잘하게 된 것인지와는 상관없이 조금 더 호락호락하지 않은 사람이 된 기분인데. '사람좋은 누구'보다 '일 잘하는 누구'를 지향하는 회사 문화상 불리한 위치는 아닌 것 같다.


협업해주는 법무관련 동료들의 친절함을 알게 되었다.


아무 것도 모를 때와 다르게 협업하는 이들이 내게 써주었던 답변과 의견들이 얼마나 친절한 단어와 설명으로 이루어졌는 지를 알게 되었다. 왜 이렇게 못 알아먹게 썼어, 라는 생각을 갖던 과거와 다르게. 지금은, '아 이걸 정말 알아듣기 쉽게 떠먹여주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의 동료들이 얼마나 친절하고 다정한 이들인지 알게 된 좋은 계기였다.


모르면 자료를 찾는다


유럽연합에서 디지털산업에 대한 규제를 도입했다, 라는 기사를 보고 기사만 읽고 끝내는 게 아니라 관련 법령과 논문을 보고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의견들과 입장이 있고 여러 사람들의 해석과 의견을 보고 자신의 의견을 갖게 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된 건 좋은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누군가의 의견대로 움직여야하는 슬픈 상황이 올테니까.



그래서 2학기에는 뭘 들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2023년 1학기 (3) 고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