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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몽맛탄산수 Dec 31. 2020

문답으로 정리하는 2020

아듀 2020, 아듀 20대!

2020년이 약 한 시간 반 정도 남은 지금, 가장 의미 있는 건 역시 이 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기록해두는 것이 아닐까 싶어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연말 문답을 급하게 시작해본다. 




001. 스스로에게 가장 성장통을 많이 준 올해의 경험이 있다면?

나는 원체 모든 것을 혼자 하는 게 편한 스타일이다. 막상 집단이 꾸려지면 잘 적응하긴 하지만 나만의 심리적 진입장벽을 깨는 과정에서나 암암리에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감정 소모가 크기 때문에 공부할 때도 취준 할 때도 혼자가 편했다. 올해 시험과 면접을 준비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스터디에 들어갈 때 내심 걱정이 많았는데 끝나고 돌이켜보니 얻은 게 더 많다. 경험이 없다고 입을 열기 두려워하지 말고, 모두가 대체로 비슷한 게 사람 사는 세상이며, 모르는 사이에서도 따뜻함이 오갈 수 있음을 기억해야지. 


002. 제일 잘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같은 것을 보고 듣더라도 나만의 느낌으로 표현(활자든, 이미지든, 영상이든)해내는 것을 더 잘하고 싶다. 정작 나만의 느낌이 뭔진 아직 정의하기 어렵지만. 사주 아저씨가 예술은 취미로만 하라고 했는데... 


003. 한 해동안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결정 3가지?

PT 수업을 받은 것, 드라큘라 뮤지컬을 보러 간 것, 시험에서 2번으로 찍은 것


004.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한 분야나 커뮤니티(집단)가 있다면?

반강제적으로 시간을 많이 보낸 집단은 단연 전 회사 기획팀, 시간을 많이 투자한 분야는 시험 준비


005. 한 해동안 했던 일 중에서 가장 후회되는 3가지?

무책임한 이별, 광란의 미팅, 너무 늦게 방문한 SK 하우스   


006. 나의 역할 행동을 돌아본다면? (가족/연인/친구/사회인으로서의 나)

가족: 뜻밖의 효녀
연인: 자발적 독거 청년
친구: 가끔 보는 그 여유만큼 푹 익어있는 친구
사회인: 알잘딱깔센 집착파


007. 본인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한 해를 보냈는지, 타인의 시선에 맞춘 나에게 더 가까운 한 해를 보냈는지?

나:타인 = 7:3 정도? 나만의 목표를 세우고 집중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고, 타인의 시선에 맞춘 시간들 역시 내가 더 성장하는데에 큰 도움이 됐다.  


008. 올해 건강 지수를 매긴다면?

50점. 상반기엔 PT도 받고 만보 걷기도 하면서 건강을 챙기려고 노력했는데 하반기엔 입시가 몰아치면서 한순간에 건강이 무너졌다. 내게 남은 것은 일자목... 어차피 건강은 닳고 다는 것이니, 이젠 이 건강을 진심으로 갈아 바치고 싶은 의미 있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


009. 올해 내게 영향을 끼친 인연이 있다면?

최단기 손절 K, 나에게 많은 영감과 자극을 준 셀원들, 덕질과 고민과 우정을 나눈 친구 L 


010. 올해의 장소를 명명한다면?

올해의 2/3을 보낸 금호동 우리 집, 나만의 야경 맛집인 금호~옥수 한강 나들목


011. 역대급 한 해의 인상적인 기억(사건)?

또다시 실수를 반복하고 자괴감과 설렘을 반복하던 그날들. 다시 돌아가 다른 시작을 한다면 다른 결말을 얻을 수 있었을까? 다른 결말을 얻었다면 내가 행복했을까? 딱히 그렇지도 않았을 것 같다. 스스로의 대담함과 용기에 놀라면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에 너무나 쉽게 포기해나가는 모습에 또 한 번 놀랐던. 사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냥 단순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012. 내년의 목표와 내년의 내게 바라는 모습?

30대라고 기죽지 말고 어깨 펴고 다니기. 몸과 마음의 건강 챙기기. 사랑하고 사랑받기.


013. 내 삶을 통해 깨달은 교훈이 있다면?

요즘 들어 자주 하는 생각인데,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단박에 빠르게 이뤄내진 못해도 결국 해내 왔다. 그게 내 능력이나 운 덕분이든, 타인의 도움 덕분이든, 하늘의 점지 덕분이든 말이다. 방송국 PD가 되고 싶은 꿈은 동아리에서 이뤘고, 기획자가 되고 싶은 꿈은 판교에서 이뤘으며, 법조인의 꿈 역시 이룰 수 있게 되었다. 꿈꾼다고 뭐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런 삶의 여정이 신기한 동시에 감사할 따름. 내가 이루지 못할 꿈은 애초에 빠르게 손절한 것도 있겠지만, 쨌든 세 가지 꿈 모두 간절히 원했던걸 보면 이게 틀린 것도 아니다. 천재 만재 억재가 아닌 나는 한발 한발 우직하게 내딛어야만 비로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천재들에게 둘러싸였던 스무 살 땐 그런 스스로가 조금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한발 한발 내딛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내 능력이 나를 어디로든 데려가 줄 것임을 알기에, 지금은 너무 소중한걸. 


014. 베스트 어워즈 (드라마/책/음악/맛집/음식/쇼핑/어플/콘텐츠)

-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보건 교사 안은영, 킹덤
- 책: 아무튼 피트니스
- 음악: 김준수, 나비
- 맛집: 판교 슈퍼타이 
- 음식: 마라탕
- 쇼핑: 북유럽풍 머그컵
- 어플: 오즈의 타로, 카카오워크
- 콘텐츠: 타로카드


015. 자유 질문: 내년에게 한마디

초보 서른이 잘 부탁합니다! 제발 코로나에서 모두 해방되게 해 주세요!


수고했어 나의 20대, 이제 진짜 보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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