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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정환 Mar 05. 2017

추사 유배길 - 서귀포 단산에 오르다

 추사는 그의 인생에 있어 정점을 찍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제주로 유배를 가게 되었다. 그의 나이가 50대 중반이었으니 제주로 가다가 객사할 수 있는 여정이었다. 그가 도착한 서귀포 대정에는 단산 바굼지오름이 있다. 그는 유배지에서 단산을 바라보며 추사체를 완성했다. 예기치 못한 변화에 대응해가는 과정 속에서 그의 예술성은 더욱 빛을 발한 것이다.


 어제 단산에 올랐다. 단산의 둘레길을 돌면서 서귀포의 서쪽, 북쪽을 조망할수 있었다. 가파른 계단과 암벽을 올라가서 단산의 정상에 올라서는 한라산, 산방산, 바다 위의 형제봉, 마라도, 가파도, 모슬봉을 아우르는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다. 3월 4일, 시간은 오후6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모슬봉 위로 지기 시작한 해가 단산의 기이한 뾰족한 봉우리의 그림자를 한라산과 산방산 사이의 대지로 드리웠다. 추사는 이곳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중앙에서 버림받은 그의 인생에서 자신만의 예술을 완성시킨 그 힘이 용솟음친 이곳에서 그는 행복했을까? 


2017.3.5 桓


한라산, 산방산, 그 아래 드리워진 단산의 뾰족한 그림자
산방산(좌측), 형제봉(우측 작은 섬)중간에 단산의 뾰족한 봉우리 하나


단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맞이한 해 지는 모슬봉(탄금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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