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끔 내가 한 요리가 제일 맛있다
어딘가에 작업실 겸 작은 다이닝 바처럼 쓸 수 있는 공방 같은 곳을 마련한다. 낮에는 그곳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키친 겸 다이닝 바로 사용한다. 허황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원할 때만 외부 사람에게 판매도 해보고, 가끔은 지인들을 불러 조촐한 식사를 대접할 수도 있다.
마침 집 주변에 대학교와 대학가가 있으니, 위치도 집 주변 어딘가 저렴한 상가 1층이 적당할 것 같다. 판매하는 메뉴는 많지 않다. 내가 가장 자신 있는 메뉴 몇 개를 월별로 로테이션 돌려가면서 판매한다. 본업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프리랜서가 되더라도 먹고살기 나쁘지 않은 직업을 잘도 골랐다, 가끔은 좀 덜 벌더라도 약간의 여유 있는 프리의 삶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유가 있는 날은 저녁에 다이닝 바의 불을 켜고, 앞치마를 두르고,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도 BGM으로 틀어둔다. 어떤 날은 오래된 지인이 방문하고, 어떤 날은 앞을 지나가던 대학생이나 근처 주민들이 방문한다. 어쩌면 내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스쳐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을 붙잡을 수는 없다. 대부분은 맛있게 드시고, 그 기억과 함께 즐겁게 집으로 돌아간다. 그 정도만 되어도 충분한 삶이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여유가 되어서, 돈을 벌기 위한 삶이 아니라 사람을 벌기 위한 삶을 살아보는 것도 좋겠다.
이 모든 건 퇴근 후 늦은 저녁을 만들어 먹다가 든 쓸데없는 생각이다.
2025.02.25 초안을 작성함
2025.02.26 발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