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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생각 1

난 가끔 내가 한 요리가 제일 맛있다

by 요우
집에 있는 재료로 대충 만든 삼겹살 오일 파스타

어딘가에 작업실 겸 작은 다이닝 바처럼 쓸 수 있는 공방 같은 곳을 마련한다. 낮에는 그곳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키친 겸 다이닝 바로 사용한다. 허황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원할 때만 외부 사람에게 판매도 해보고, 가끔은 지인들을 불러 조촐한 식사를 대접할 수도 있다.


마침 집 주변에 대학교와 대학가가 있으니, 위치도 집 주변 어딘가 저렴한 상가 1층이 적당할 것 같다. 판매하는 메뉴는 많지 않다. 내가 가장 자신 있는 메뉴 몇 개를 월별로 로테이션 돌려가면서 판매한다. 본업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프리랜서가 되더라도 먹고살기 나쁘지 않은 직업을 잘도 골랐다, 가끔은 좀 덜 벌더라도 약간의 여유 있는 프리의 삶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겸사겸사 악기 칠 수 있는 공간도 있으면 참 좋겠다

여유가 있는 날은 저녁에 다이닝 바의 불을 켜고, 앞치마를 두르고,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도 BGM으로 틀어둔다. 어떤 날은 오래된 지인이 방문하고, 어떤 날은 앞을 지나가던 대학생이나 근처 주민들이 방문한다. 어쩌면 내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스쳐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을 붙잡을 수는 없다. 대부분은 맛있게 드시고, 그 기억과 함께 즐겁게 집으로 돌아간다. 그 정도만 되어도 충분한 삶이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여유가 되어서, 돈을 벌기 위한 삶이 아니라 사람을 벌기 위한 삶을 살아보는 것도 좋겠다.


이 모든 건 퇴근 후 늦은 저녁을 만들어 먹다가 든 쓸데없는 생각이다.


2025.02.25 초안을 작성함
2025.02.26 발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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