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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십일페이지 Jun 22. 2017

요즘 뭐가 가장 힘드세요?

어느 대학생과의 인터뷰


퇴사 후 서점을 한다는 이유로 관심을 받다 보니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이 심심치 않게 들러온다


그중 대학생들 학교 숙제 혹은 프로젝트로 인터뷰 요청이 은근히 많다.

손님 응대로 서점 영업시간에 하기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거절하지 않고 모두 응대를 하고 있다.


2017, 4월 전화가 걸려왔다.


' 안녕하세요 전 H대~ XX 전공하고 있는 XXX이라고 합니다.

학교 프로젝트로 인터뷰를 하고 싶은데 가능하신가요?'


'네 안녕하세요~ 괜찮습니다. 언제 하나요?'


'죄송하지만 오늘 오후에 가능할까요?'


'네 알겠습니다.'


오전에 전화해서 오후에 한다고 해서 좀 당황하긴 해지만~ 수락했다.


---


인터뷰 질문은 다른 인터뷰들과 마찬가지로 비슷했다.


왜 퇴사 했는지?

책방 창업은 혼자 준비한 건지?

퇴사 후 어려움... 책방의 좋은 점 어려운 점... 등


이야기를 길게 나눴는데~ 전문 인터뷰어도 아니고 이런 경험도 거의 없어 조금은 미숙해보였다.

자신도 워낙 내성적이고 이런 프로젝트는 처음이라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다.


학생은 마무리 질문을 해야 하는데

따로 준비한 질문이 없어서 뭘 하나~ 고민하고 있길래

적막한 틈에 반대로 내가 질문을 했다.



요즘 고민 중 1순위 고민이 뭐예요?



......



잠시 머뭇거리다가

갑자기 눈물을 왈칵 쏟았다.


아, 왜 이러지.... 죄송해요


그냥 질문 하나 던졌을 뿐인데, 시한폭탄을 터트린 느낌이었다.

즐겁게 이야기 나누던 학생 눈엔 계속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학점을 위해

숙제를 위해

취업을 위해

죽어라 공부하고 준비하고 스펙 쌓기 바쁘다.

적성에 맞고 아니고는 중요하지 않다.


누구도 그 학생에겐 그런 질문도 하지 않았겠지

누구에게도 자신의 힘든 고민을 이야기하지 않았겠지...


정말 힘든 건 인터뷰당하는 내가 아니라 '자신'인데
누군가 이런 학생들을 좀 인터뷰해주고 다독여주고 했으면 좋겠다.

질문 하나에 감정이 터질 만큼 위태롭다.




이 이야기를 sns 에 올렸었는데

그 내용을 보고 서점에 오셨던 손님이 책 5권 구매 후 2권은 다시 카운터에 반납하셨다.


'이 책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인데~ 얼마 전 올려주신 sns 글 보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작지만 책으로 위로해주고 싶어서 책방에 선물로 두고 갑니다. 그런 학생이 또 온다면 이 책을 선물로 주세요~'


응원의 작은 편지도 들어있었다.

이 손님 정말 너무 멋있다 ㅠㅠ



서점에서, 서점이니까 일어날 수 있는 일상의 감동이다!


아직 이 책이 필요한 학생을 찾지 못했지만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 줘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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