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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십일페이지 Jul 16. 2017

기획의 늪



요즘 조금 피로하고 약간의 슬럼프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이다.


이유가 뭘까? 



책방 오픈 후 1년쯤 오니 '기획의 늪'에 빠진 느낌이다.


오프라인 공간은 그 공간에서 파는 핵심 주력 상품이 있다.


카페는 커피/원두를 팔아 생존하고

술집은 술을 팔아 생존한다.

음식점은 음식을 팔면, 카센터는 차를 수리하면 생존이 가능하다.

하지만, 서점은 책을 팔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 개별 서점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커피와 술은 같이 취급하고 있어 마진을 잘 알고 있지만 책은 기본적으로 소매 공급 가격이 거의 소비자 판매가에 육박해 마진이 매우 매우 적다.


책을 팔아 생존이 불가능하니 다른 상품이 필요하고

저마다 독특한 콘셉트를 기획해낸다.

그게 요즘의 트렌디한 동네서점이 생겨나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책맥, 책 처방, 강연, 여행 책방, 독립서점, 한 달에 한 권 판매, 무인 서점



서점의 형태, 서비스가 정말 다양하다.

동네서점 자체가 '기획'의 결과물이다.


행사도 해야 하고, 워크숍도 해야 하고, 독서모임도 해야 하고, 공연도 한다.

출장도 다니고, 외부 콜라보레이션도 한다.

기본 상품인 '책'을 팔아 유지가 어려우니 끝없는 '기획'이 필요하다.

생존이란 양념이 들어가니 정말 회사를 나오고 기획력 + 실행력은 직장 생활과 비교불가다.



한 달쯤 별다른 기획 없이 조용히 책만 팔며 지내도 큰 문제는 없을 텐데

기획이 멈추면 매출도 손님도 멈추는 묘한 불안감이 있다.

기획이 멈추는 순간 관심에서 멀어지는 느낌?


기본 체력이 강해 중간중간 양념의 기획으로 플러스알파 효과를 누리면 좋은데 기본 체력 자체가 부실하니

다양한 기획으로 승부해 시선을 서점으로 사로잡아야 한다.


슬럼프를 벗어날 답은 아직 모르겠다. 

나 역시 열심히 찾아가는 중이다.


아마 이런 기획의 피로감을 느끼는 책방도 많지 않을까?


동네서점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힘들게 생겨난 서점이 오래가기 위해 책만 팔아도 유지가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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