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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 Kim Aug 14. 2017

여름의 끝자락에 어울릴 맥주

벨기에의 농부들이 즐겨 마셨던 농가 맥주: 세종Saison

무더운 여름, 하루 일과를 마치고 깨끗히 씻은 후 에어컨 밑에서 마시는 맥주.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하지 않나요? 올 여름은 유독 무더위가 길고 습도마저 높았던지라, 잠들기 전 마시는 시원한 캔맥주가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요즘 같은 날씨는 확실히 시원하고 깔끔한 라거 맥주가 맛있는 것 같은데요. 저는 맥주 책을 쓴다는 핑계로 모아둔 맥주가 냉장고에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매일 같이 페일 라거만 찾게 되더라고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떤 맥주를 즐겨마셨는지 궁금합니다:)

며칠 전, 입추가 지나고 나니 거짓말처럼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기 시작했는데요. 여름 내내 라거 맥주만 마셨던 제 입맛 역시 거짓말처럼 변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2개월 만에 깔끔한 라거 맥주가 아닌 새로운 맥주가 땡기기 시작한 것을 보며,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색다른 맥주를 찾으실 것 같아 오랜만에 브런치를 열었습니다.


아직 무더위가 완전히 가시진 않았기에 여름밤과 어울릴만한 맥주 스타일을 골라봤는데요.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맥주 스타일은 세종Saison입니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세종"이라는 이름 탓에, 한국 맥주 스타일인가? 생각할 수 있지만 벨기에의 전통적인 맥주 스타일입니다. 해석하자면 "계절 Season"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이고요. 벨기에들의 농부들이 즐겨마셨다고 해서 팜하우스 에일 Farmhouse Ale이라고도 불립니다.

무더운 여름, 농부들이 일하는 와중 목을 축이기 위해 만들어서인지 쓴맛이 적고 깔끔하고 상쾌한 끝맛이 인상적입니다. 더불어 사과, 풀, 허브 등의 향긋한 풍미가 은은해, 라거 맥주가 심심하셨던 분들 혹은 벨기에 에일 맥주에 입문하는 분에게 강력 추천하는 맥주 스타일입니다.


콕 찝어 하나만 추천하자면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세종 맥주에는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소라치 에이스가 있습니다. 라벨에서는 세종 이라는 단어가 없어 헷갈릴 수 있지만 맥주 뒷면에 아주 조그맣게 팜하우스 에일이라고 젹혀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맥주에 소라치 에이스라는 이름이 붙은 까닭은, 일본에서 개량해서 만든 홉 소라치 에이스가 들어가서 인데요. 일반 세종 맥주가 가지는 향긋함에, 소라치 에이스 홉이 만들어내는 레몬그라스 향이 더해져 레몬, 과일, 허브의 화사하면서도 향긋한 풍미가 매력적인 맥주입니다. 음용성 높기로 유명한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맥주답게 여러 잔 마시기에도 참 좋은 맥주이죠. 대형 마트 및 맥주 보틀샵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니, 라거가 심심하셨던 분들은 꼭 한 번 드셔보세요:)


더 다양한 세종 맥주 혹은 입문용 에일 맥주 등이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새로 출간된 <맥주탐구생활>을 펼쳐보시는 건 어떨까요! 일러스트와 인포그래픽으로 국내의 수입 맥주들을 소개한 책 <맥주탐구생활> 아래 링크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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