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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ang May 24. 2024

순간의 판단이 건강을 지킨다.

아내의 후배가 갑상선 암에 걸렸다고 한다. 

그 집에는 남편도 신장 한쪽이 망가져 수술을 하려고 했으나 못한 상태라 한다.

부부가 서로 아프니 싸움이 잦고 그래서 힘든 모양이다.


그 후배는 다음 달 초에 수술을 받는다. 물어 물어 그래도 갑상선을 잘 치료하는 퇴직 교수가 있는 병원에서 한단다. 나와 아내는 그 병원의 이름을 듣는 순간 거의 동시에 왜 그런 곳에서 하느냐라고 안타까워했다.


아내는 안부 전화를 했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수술이 이미 결정되었는데 가족이 아닌 사람이 극구 말리기에는 선을 넘는 것 같아 참았다고 했다.

우리 부부가 이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아내 고등학교 동창 친구 어머니가 맹장염인 줄 알고 그 병원에 입원했다가 검사 결과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마도 의사들은 가볍게 생각했다가 검사 결과에 고개를 갸웃 했을 테고 그래서 더 검사를 했던 모양이다. 그 결과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직장의 일부만 절제하러 수술을 했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수술방을 나온 친구의 어머니는 자궁을 비롯한 장기의 여러 곳을 광범위하게 절제되었음을 뒤늦게 알았다. 그건 보호자도 마찬가지였다. 의사들은 열고 보니 광범위하게 암이 있어 절제했다고 하였다. 그렇게 큰 의사결정을 보호자에게도 물어보지 않고 맘대로 하다니! 아내의 친구는 분노했고 그 길로 서울대 병원으로 갔다. 서울대 병원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 거기서 수술을 했는지 이유를 물었고 아내의 친구는 그렇게까지 수술할 줄 몰랐다고 했다. 물론 이것은 아내 친구의 이야기니까 그 병원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하지만 딱히 내 몸을 맡기고 싶은 병원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기에는 충분한 사연이었다.


아내의 후배가 같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다고 하니 걱정이 되었다. 물론 의사가 다른 사람이니까 걱정이 쓸데없을 수 있다.


우리는 왜 그녀가 그런 결정을 했는지 의아했다. 아마도 남편이 아프고 직장과 여러 가지를 고려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는 데 우리는 서로 의견을 같이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암수술과 같이 중요한 결정은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면 암수술은 한 번밖에 없는 기회이고 그것이 잘못된다면 그 후의 결과는 오롯이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갑상선 암이 림프절로 일부 전이된 상태에서 수술은 내가 잘 모르긴 몰라도 수술 과정 중에서 절제된 림프절을 검사하여 암세포가 나오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안심이 되는데  그 중소병원에서 암수술 과정 중 과연 그런 과정을 거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자기의 건강을 자신의 여러 사회경제적인 여건과 바꾸는 것은 매우 바보 같은 짓이다. 한 번밖에 없는 기회는 오롯이 자신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특히 이런 경우는 더 하다. 순간의 판단이 삶을 좌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잘 낫는 것이 자신과 가족을 위해 최고의 결과이기에 그 과정에서는 좀 이기적이 되어도 된다는 말이다. 아무튼 결과가 좋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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