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코넛 고양이 Mar 30. 2017

남들과 달랐던 나의 오사카

오사카의 첫 식사






매서운 한기가 스며들기 전 도착한 오사카에는 약간의 온기마저 느껴졌습니다. 생소한 도시에서 커다란 여행 가방을 들고 헤매는 건 여행자를 더욱 지치게 만들지요. 복잡한 지하철 노선과 냉소적으로 느껴지는 타국의 도시인들 사이에서 한 산한 작은 식당이 보였습니다. 도망치듯 그 식당으로 들어가니 긴장감마저 허기로 채워졌습니다. 가장 따뜻해 보이는 메뉴로 주문을 하고, 한 숨을 돌린 후 밤이 깊어가는 오사카의 거리를 보았습니다. 셀러리맨들이 모두 떠나버린 서울 어느 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 어느 곳이나 도시의 모습은 비슷한 모습들이 있습니다. 따뜻한 식사를 한 후 그곳을 떠난 지 한 참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피곤함과 들뜬 마음에 그만 가방 하나를 두고 나왔다는 사실을요... 중요한 카메라까지 두고 나왔더 군요. 허겁지겁 달려가 그곳에 들어서니 밥을 먹던 노인이 활짝 웃더군요. 그리고 식당 주인장을 큰 소리로 불러 주었습니다. 서두르는 듯한 모습으로 가방과 카메라를 들고 나오던 주인장이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하며 친절하게 나의 물건을 돌려주었습니다. 


나에게 오사카의 첫 만남은 그랬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노숙인이기보다는 자유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