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물과 공기의 중요성은 체감하기 어렵다. 적어도 그것들이 귀해지거나 없어지기 전까지는.
2.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문재인 정권'이 바로 물과 공기처럼 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문재인 정권이 모든 것을 다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 이후로 긍정적으로 변화된 것들이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물'과 '공기'처럼 그 중요성을 체감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3. 지난 7년을 대한민국 밖에서 살았다. 한국에서 계속 살아온 사람들은 알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특히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 밖에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은 어마어마하게 높아졌다. 물론 그게 다 문재인의 덕분은 아니겠지만, 정권이 나라의 방향타를 어느 쪽으로 잡느냐는 모든 분야에 대해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된 후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크게 올라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거기에 문재인 정부의 공이 상당히 있음도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4.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거시적으로 보면, 대통령 직선제 이후로 보수가 10년을 집권한 후에 IMF 구제금융사태가 왔다. IMF 구제금융사태에서 대한민국을 건져올린 것은 진보정권 10년이었다. 다시 보수가 10년을 집권했고, 그 끝에는 '국정농단'이 왔다. 그리고 다시 진보가 5년을 집권하면서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고, 전세계가 우러러보는 나라로 그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5. 지난 5년간 전세계 적으로 가장 큰 이슈는 누가 뭐래도 '코로나'였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더 훌륭하게, 그것도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격차로 코로나를 방어해냈다. 나는 이 사실 하나 만으로도 이번 대선은 이미 끝난 게임이어야 한다고 보는데, 대한민국 안에서 계속 살아온 사람들은 이렇게 자명한 사실조차도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6. 다시 말하지만, 문재인 정권이 모든 것을 다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어떤 정치 지도자도 신이 아닌이상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따라서 한 두가지 과오나 잘못에 대해 과도하게 파고들면서 비판하기 보다는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 평가를 해야하는데, 적어도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을 '물과 공기'처럼 누리다가 그런 능력을 일어버린 것 같다. 가장 이해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사실이 정권교체 여론이 50%를 넘는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분명한 상승세를 타고 있고,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곳에 와 있는데, 왜 이 시점에서 선장을 반대파로 넘기는 선택을 해야한다는 말인가?
7. "모든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아직까지 희망을 버리지는 않았지만, 만일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다면 그게 대한민국 국민의 수준인 것이겠지.
8. 나는 해외에 살고 있는 일개 '재외국민'에 불과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래야 시간내서 영사관에 가서 재외국민 투표로 한 표를 행사하는 것 뿐이지만, 이번 대선의 결과에 따라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개인적인 희망'을 계속 지킬 것인지 버릴 것인지가 결정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