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정말 빠르다.
학천테라피 안마원 오픈한 지 벌써 1년이라니...
작년 여름, 아니 한 2년 전부터 명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살림하고, 일할 수 있는 2층집을
열심히 찾으러 다녔었는데. 한꺼번에 많은 변화가 있으면 너무 힘들 것 같아 집은 그대로 살고
일단 상가로 시작하자 해서 찾은 지금의 자리.
1년 내내 출근해서 도착한 일터는 매일마다 너무 좋다는 말로 행복한 하루를 시작하게 해 준다.
찾아오는 손님들도 위치 너무 좋습니다 하면서 우리의 공간을 즐긴다.
좋다라는 의미는 첫 번째가 주차장이 넓고,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제일 넓은 주차장을 가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리고, 밝고, 환한 실내 분위기. 동남향이라 아침 햇살이 깊게 들어오는 겨울에는 보기만 해도 미소가 번진다. 잘 지은 건물이라 주일, 월요일 휴무일 이틀을 지나고 들어와도 아주 춥거나, 덥지도 않다.
주변에는 국립 춘천 박물관, 시립 도서관, 두 개의 대학, 적당히 지나다니는 사람들, 깔끔한 동네 분위기,
가까이 초등학교가 있는 덕분에 술집도 멀리 있다.
손님들이 예쁜 학천테라피가 들어오니 주변에도 예쁜 상점들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 같다는 진심 담긴 농담도 듣기 좋다. 하긴 우리는 손님들 덕분에 더 행복한 1년을 보냈는지도 모르겠다. 춘천뿐 아니라 서울, 경기는 물론, 멀리 포항, 부산 등 외지에서도 찾아주는 분들이 종종 있다. 멀리서 온 손님들은 효과가 빠른 편이다. 한 번 치료했는데 이명이 줄었다 하고, 가까이 춘천에서 오는 어떤 분은 무소식이고... 병이란 게 사람마다 걸린 시간이 다르고, 신체 조건과 생활 습관 등 여러 요소들로 인해 낫는 정도가 모두 다르니 어찌 단정 지어 몇 번 오면 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래도 호전이 되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는 때가 많아 다행이다.
오십견으로 고생하던 분이 두, 세 번만에 팔이 올라간다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던 교수님, 누워서 침 맞는 동안 이명 소리가 사라졌다는 카누 대표님, 두 번만에 비염이 없어져 숨 쉬며 축구한다는 초등생, 수능 전에 컨디션 좋게 하려고 아들 보낸 연구사님, 한 번 치료하고 부기가 빠져 3kg이 빠졌다는 주부 등등 참 많은 이들의 회복의 소식이 참 달게 느껴진다.
치료뿐만 아니라 손님들의 고달픔, 즐거운 일, 화나는 일, 기분 좋은 일 등 서로의 희로애락을 나누는 이야기보따리는 무궁무진하다. 내가 게을러 글을 담지 못하고 다 날려버린 것이 아까울 따름이다. 1년이란 시간은 짧지만
사람들의 이야기를 꼽기에는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이 나올 정도다. 내년에는 쫌 글 좀 남기려나 모르겠다--;
이 공간이 생겨 나에게도 큰 변화가 있던 한 해였다. 그동안 내 정체성인 피아노와는 잠깐 이별을 하고 낭독과
즐거운 추억을 남긴 것이 의미 있는 일일게다. 춘천문화재단 사업인 '도시가 살롱'에 선정이 되어 이후에도 낭독 살롱반을 운영하여 학천 테라피로서만 아니라 낭독 테라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는 것도 큰 수확이다.
이 지면에 어찌 1년 치의 스토리를 다 담겠냐마는 그래도 1년 기념으로 즉흥적이나마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게 예의일 것 같아 늦은 시간 끄적여봤다.
성실하고, 실력 있는 원장(남편이다)과 바지런하고 센스 있는 실장(나다^^;)이 이끌어가는 '학천테라피 안마원'의 앞으로의 행보도 만남의 축복 속에서 한 걸음씩 내딛기를 바란다.
학천테라피 1년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