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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기녀 Mar 30. 2024

보라색 머리의 할머니로 늙는다는 것은

머리가 도화지예요

어느덧 내 나이도 삼십 대 중반. 스트레스 탓인지 어릴 적부터 검은콩을 싫어해서 인지 새치가 틈새공격을 한다. 주기적으로 남몰래? 새치 염색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지난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다.


떡볶이 먹을 때 치즈 뿌릴 줄만 알았는데, 내 머리에 치즈 같은 눈을 뿌리고 있을 줄은 누가 알았겠나. 머리가 하얗게 세고 있다는 그 노화의 상징? 이 나를 꽤나 서글프게 한다. 매번 튀어나오는 머리를 염색하러 미용실에 갈 때면 여러 마음이 교차하는데. 새치 염색을 예약할 때도 괜스레 서글픈 마음이 든다. 사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일인데 어째 아직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월간 행사인 새치 염색을 앞둔 주말. 점심을 먹고 길을 걷고 있는데 보란 듯이 나타난 할머니. 흰 백발의 머리에 아이돌처럼 보라색으로 염색을 하신 게 아닌가. (너무 멋있고 신기해서 도촬 한 점 죄송합니다. )


흰머리가 대수냐, 보라색 염색한 멋쟁이 할머니

내 나이가 어때서. 백발의 흰머리를 도화지 삼아 보라색으로 컬러링을 하셨다. 아이돌이 따로 없다. 옷도 톤온톤으로 남색으로 콤비를 맞추셨다. 말 그대로 멋쟁이 할머니.

나이 먹고도 머리를 도화지 삼아 멋지게 자기 색을 내는 할머니를 보며. 반성했다. 흰머리도 저렇게 멋지게 색을 낼 수 있는데 삐죽삐죽한 고슴도치 같은 새치머리가 뭐 대수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 새치도 사랑해야지. 나이가 들어 백발이되는 기분은 뭘까. 생각만으로도 묘하다. 하늘은 언제나 그렇듯 이렇게 기가 막힌 타이밍에 나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주신다. “괜찮아. 나이 들면 다 늙는거야. 흰머리도 주름도 자연스러운거야.”


아 그나저나 새치에 좋은 슈퍼푸드나 영양제를 아시는 분이 있다면 추천해 주시면 적극 몸에 임상실험 후 후기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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