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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6학년이 쓴 여행일기]중세에서 르네상스로, 피렌체

by 리치보이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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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해외여행'을 결정하면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그 나라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읽고 보고 들으며 식사를 하거나 함께 거실에 있을 때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다. 주된 목적은 아이가 많은 것을 익힐수록 그 나라에서 더 많이 경험하고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 였는데...우리의 목적이 아이에게 통한 것 같다.


해외는, 특히 이탈리아와 같이 건물과 도로 심지어 맨홀뚜껑(로마에 있는 '진실의 입'은, 실은 맨홀 뚜껑이었다)마저 유적인 도시 같은 곳은 국내에서 책을 읽거나 영상을 통해 익히는 것으로 결코 소화할 수 없는 곳이다. 심지어 직접 이탈리아에 가서 휴대폰과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영상으로 담지만 눈에 보이는 현실에서 받아들이는 대기와 바람, 그리고 시민들이 주는 느낌을 비롯해 입체적인 실물과 웅장함과 가슴 뻐근한 감동을 담을 수는 없다.


아이는 현지에서 오감을 통해 그것들을 보고 듣고 경험하면서 온몸으로 느꼈던 것 같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여행을 떠난 보람을 느꼈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일과 육아에 지쳐 아이 뿐 아니라 부모도 쉬기 위해서 주로 동남아 등을 돌며 말 그대로 '휴양'을 즐겼다.

하지만 아이가 자아가 형성되고 주체성이 설 무렵인 초등 3~4학년부터는 되도록 아이가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어 유럽을 선택했다. 3년간 총 12개국을 경험하면서 아이는 '먼 나라 이웃 나라'를 비롯해 방문국에 대한 미술과 역사 관련한 도서를 읽었고, 많은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그래서 아이가 그 나라에 방문했을 때 견문을 더 쉽게 익힐 수 있었던 것 같다.


더 큰 소득은 여행을 다녀온 다음 부터였다. 아이가 신문을 보면서(초등 4학년 때부터 아이가 아침밥을 먹을 때 테이블 위에 일간지를 놓아주었다) 제가 다녀온 나라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 더욱 유심히 기사를 읽었고, 읽은 내용에 대해 부모에게 코멘트를 했다. 특히 '오늘의 날씨'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매일 날씨를 체크할 때 마다 제가 다녀온 나라들의 날씨도 함께 살피고는 했다. 이런 것이 '견문 넓히기'가 아닐까.


아이가 이렇게 여행일기를 제법 잘 쓸 수 있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특히 '느낌' 즉, 제가 보고 느낀 바를 글로 내려놓은 것은 지난 해인 초등 5학년 때부터 이다. 이렇듯 제 '느낌'을 글로 쓸 수 있을 때 비로소 '글쓰기 능력이 생겼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아래의 글은 아이가 '체험학습' 후 숙제로 쓴 여행일기인데, 이 글을 읽고 나는 아이가 '학습능력을 갖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지금 시점에서 아이가 교육을 잘 받았다고 판단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나는, 초등학생 시절은 '학습 습관을 기르는 시기'라고 여겼다. 다시 말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는 습관, 학년을 거칠 때 마다 30분씩 더 의자에 앉아 공부할 수 있는 엉덩이를 무겁게 만드는 습관, 책 읽는 습관, 글 쓰는 습관, 연필을 잘 잡는 습관 등을 완성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습관의 힘은 무섭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습관이 들면 좀처럼 고치기 어려워서다. 반대로 말하면 초등학창 시절 좋은 습관을 길러두면 학습에 중점을 두어야 할 중고등학생이 되서는 따로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학습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아이가 '학교 다니기'가 훨씬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나는 부모라면 큰 그림을 그리면서 육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입히고 잘 먹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나이를 먹을수록 홀로 제대로 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사춘기가 지나면 '어른될 준비'가 마치게 된다. 이 때는 아이가 홀로 설 수 있도록 부모가 되도록 손을 떼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 '좋은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청소년이 되었을 때 부모와 갈등없이 온전히 제 미래를 위해 학습하고 생활할 수 있어서다.


아이가 이 나라에 갇혀 있지 않고, 세상 넓은 줄 알고, 다양한 사람이 사는 줄을 알고, 사는 방법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고, 돈을 왜 벌어야 하고 어떻게 돈을 써야 제대로 쓰는 줄을 알아야 제 꿈을 만들 수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학업에 정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친구여, 우리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아이가 온전히 좋은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시기는 초등학생 시절 뿐이며, 그 좋은 습관을 '학원'은 절대로 가르쳐주지 않는다. 내가 아이의 학습을 '외주'주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총력을 기울어야 할 시간은 내 아이의 초등시절 뿐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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