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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금방 지나간다고 푸념하는 당신이 읽어야 할 글

by 리치보이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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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당신이 통제할 수 있었던 것과 통제할 수 없었던 것을 떠올려 보라.


단, 통제할 수 있었던 것에 초점을 맞추고 통제할 수 없었던 것은 떠올리지 말라. 점심 먹기 전 우리가 유일하게 소유할 수 있었던 것은 선택할 수 있는 능력뿐임을 다시 상기하고, 저녁이 되었을 때 당신이 선택할 수 없었던 것을 떠올려 보라.


운명은 우리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돌아가는 세상을 따라 돌아갈 뿐이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어느 쪽으로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밤이 되면 다시 한 번 통제의 바깥에 있는 것들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하라. 그리고 우리의 선택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끝나는지 떠올려 보라. 마지막으로 침대에 누워 다시 한 번 떠올려 보라. 잠은 투항의 또 다른 형태다. 그 토항은 쉽게 발생한다. 이 모든 사이클은 다시 내일의 시작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데일리 필로소피,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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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걱정의 4% 만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걱정이더라...라는 말을 나는 수차례 한 바 있다. 따지고 보면 거의 대부분이 '쓸데 없는 걱정이더라'라는 뜻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에픽테토스와 라이언은 통제할 수 있는 일, 즉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고 위의 글에서 강조한다. 당구로 치자면 '치고 싶은 공 말고 칠 수 있는 공을 쳐야'지 간지럽다고 남의 다리를 긁는 일일랑 하지 말라는 뜻일 테다.


하루를 보낼 즈음 '아무것도 안 했는데 뭔 하루가 이리 빨리 지나가?' 라는 생각에 곰곰이 생각해 보면 라이언의 말마따나 '통제할 수 없는 일'에 신경쓰거나 걱정하거나 매달린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더욱 경계할 점은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매달릴 때'가 아닐까. 그런 일이 없는 것 같지만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일에 매달리는데 바로 '숏폼 보기'가 그렇다.


요즘 사람들은 잠깐의 '빈 시간'을 참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집어들고 뭔가를 들여다 본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기에는 뭔가를 생각하거나 궁싯거리거나 잠깐이라도 졸거나 했는데, 요즘은 졸린 눈을 부벼가며 눈이 벌개지도록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 특히 요즘은 '숏폼'을 보는데, 30초에서 1분 남짓하는 분량이라 짧은 시간 때우기에 딱 좋은 형식이라 인기가 많다. 문제는 잠깐만 볼꺼라고 생각하며 켰다가 몰입하는 바람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계속 들여다 본다는 것.


이 모든 것이 각종 포털에 근무하는 머리좋은 걸로는 내로라하는 석박사 출신의 과학자와 수학자 그리고 심리학자들이 유저들이 머리를 짜내어 만들어낸 것이 숏폼 형식이며 날고 기는 크리에이터들이 시간과 노력을 녹여 응축한 것이 숏폼들이다 보니 유저들이 멍하기 들여다 보다 순식간에 10분 20분 흘려보내기는 다반사다. 다시 말해 '몇 분만 보고 꺼야지' 하고 단단히 마음먹고 들여다 봐도 그 시간을 지킬지 말지 인데, 시간 때운다고 들여다 봤다가는 도끼자루 썩는 줄도 모르고 신선과 바둑두는 형국이 되기 딱 좋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른이 이럴진대 아이들은 어떻겠는가? 요즘 방송과 영상 등에서 뇌과학 전문가들이 '아이들에게 숏폼 보여주는 뇌가 녹아내리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는 것도 바로 이 점을 우려해서 하는 말들인 셈이다. 바쁘게 하루를 살아내면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만 매달리며 사는 것이 현명하게 사는 법일 것이다. 하지만 나아가 '과연 내가 통제하고 있는가?'하고 착각하지 말고 스스로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


친구여, 제법 긴 글을 썼지만 한문장으로 줄이자면 '쓸데없는 숏폼으로 시간낭비하지 말자'는 말이다. 특히 어린애들에게는 절대로 금물이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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