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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부동산 공인중개사 1차 합격!

by 리치보이 richboy

어제 오전 9시 정각,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카톡 메시지가 왔다. 합격 소식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1차 합격' 소식이었다. 내심 1, 2차 동차 합격을 기대했던 터라, 실망했다. 아니, 이제 막 자유를 느낄만 한데 2차 시험을 위해 1년 더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시지만 낙담을 했다. 정말이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저녁쯤 마음이 진정되었다. 소식을 물었던 지인의 말대로 '2차 합격하고, 1차 떨어진 것 보다 안 낫냐?'는 말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불행한 은메달 선수가 되느니, 노메달이 될 뻔한 다행스런 동메달 선수를 택한 셈이다(그렇지 않음 앞으로 1년을 어떻게 버티란 말인가?).


아닌 게 아니라 올해 시험에서 나를 괴롭힌 건 1차 시험과목들이었다. <부동산학개론>과 <민법& 민사특별법>은 워낙 범위가 방대한 데다 문제들도 까다로워서 많은 시간을 공부했고, 시험 직전에도 아무래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훑어보느라, 2차 과목들을 외울 시간을 잃어버렸다. 이것이 이번 시험의 패착이라면 패착이다. 결론적으로 1, 2차를 동시에 합격할 만큼 공부하지 못했다고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2차과목을 다시 준비해야 한다. 토가 나올 만큼 지긋지긋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잖은가. 다행스럽게도 제대로 정리한 덕분에 1차시험은 넉넉한 점수로 합격했다. 친구 중에 '공인중개사'를 생각중이라면 블로그 카테고리에 1차 시험과목을 정리해 두었으니 참고하기를. 합격에 도움을 준 내용들이었다.


2차과목은 올해 나름 공부도 했고, 정리한 것들도 있어서 올해 공부했던 것보다는 쉽게 공부할 수 있다. 게다가 올해는 1, 2차를 동시에 공부했던 만큼 1차를 공부할 시간만큼 세이브할 수 있다. 올해만큼 몰두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여유는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법부가 죄인에게 죄를 물어 형벌로서 '감옥'에 넣는 건 마음껏 쏘다닐 수 있는 자유를 박탈시키는 것이기도 하지만, 죄인의 입장에서 보면 죽기 전까지의 인생의 시간 중 일부를 빼앗기는 것일수도 있다. 인생을 곰곰이 따지고 보면 돈을 주고 살 수도 팔 수도 없는 것 하나가 '시간'이 아니던가. 이보다 귀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그 점에서 본다면 '시험공부의 시간'도 그에 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공부하는 내내 했었다. 공부에 전념하려면 삿된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고, 그러려면 주위와의 관계를 일부러라도 끊어야 한다. 특히 '어른의 시험공부'는 더더욱 그렇다. 직장인이나 주부 등 이른바 '주경야독'은그래서 더욱 힘들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는데, 적지 않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는 정말이지 힘겨운 일이다. 무엇보다 저세상으로 떠나버린 기억력을 되돌리기가 가장 힘들었다. 결국 기억했다가 잊혀질만 하면 다시 기억하고 하는 일을 반복하는 것 밖에 없는데, 그 지난한 과정은 두 번 다시 하기 힘든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어른들 말씀에 '모든 공부는 다 때가 있다'는 말은 정말이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앞으로 1년 동안 '기억력과의 전쟁'을 또 다시 치러야 한다. 당분간 그에 대한 준비를 할 예정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고생을 거듭하고 있다, 내가. 그래서 나한테 미안하다, 몹시.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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