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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May 31. 2023

[단상] 우연은 없다,

필연도 없다,

#원동력,

내 글쓰기의 원동력은 절망과 회한과 결핍일까,

회사에서 한없는 불만과 짜증과 한숨이 몰려오다가도

퇴근 후 찾아오는 평정에 어느새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마저 사라지고,

자투리 여유시간에는 그저 소파에 파묻혀 티브이만 하릴없이 보고 만다.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도 강하게 남기고 싶은 글감이 어느새 써야지란 단어 사이사이에 묻혀 버리고,

망각의 동물이 되어 망상조차 하지 않고 잠에 지쳐 빠져 든다.

오늘도 티브이 앞에 가려는 욕구를 겨우 누그러뜨리고 방에 사무쳐 보았다.

 



#선행,

한 해의 큰일이 끝났다.  

기초 자료를 만드는 나는 합법적으로(?) 직원(&나)에게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숫자를 만졌다.

잘 알고 있다. 백데이터는 아무도 제대로 보지 않을 거란 사실을.

그래서 누구보다도 직원(&나)에게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잘'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안은 잘 통과되었다.

사정이 비슷한 형제 회사가 있다.

그 회사는 우리의 안을 듣고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우리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결정했다.

분명히 우린 더 좋아졌다.

근데 더 안 좋아진 것만 같다.

나의 소소한 행동으로 약 6000여 명이 이로워졌다.

그럼 됐다.

현명했다.

그렇다.



#우연과 필연,

"OOO가 잘합니다. 로열티도 있고 능력도 출중합니다."

"OOO는 추천받은 거 아세요?"

"아니, 잘 말해야지."


한 사람을 사지(또는 타사로 화려하게 이직할 자리)로 모는 의사결정이 본인의 의지는 전혀 고려치 않은 채 이루어졌나 보다.


인생이란 이런 걸까?

모든 게 자신이 선택한 것의 결과가 아닐까란 생각이 막연히 있었는데, 저 사지에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간택받았던 이들의 행보를 보면, 그 선택조차 강요될 수도, 꽁꽁 묶인 채 yes를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도 싶다. 그 밧줄을 과감하게 끊어내냐 아니냐는 결국 본인의 선택이겠지만, 묶인 채로 선택해야만 하는 처절함은 이루 고통이 아닐까,


비극과 희극을 오고 가는 내 인생도 어찌 보면 때로는 꽁꽁 묶여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피할 수 없겠지, 피할 수 없는 채로 고통스레 당하다 내 희미한 나침반과 무딘 칼로 헤쳐 나가는 거겠지.




#여행,

작년은 충동적으로 여행을 갔다면,

올해는 계획적으로 여행을 가려하고 있다.

어릴 때는 이 돈을 아껴서 나중에 정승같이 써야지라 생각했다면,

요즈음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조금이라도 어리고 건강할 때 써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미래의 나는 과거의 나에게 빈곤을 탓할까, 추억을 찬양할까,



케세라세라.

아무렴,

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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