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연출이 친구 정지인 PD였다는 사실을, 오늘 인터넷 기사를 보고 알았다.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차기작으로 사극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긴 들었지만, 이 작품일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지인이와는 대학 시절 PAS(태평양아시아협회) 자원봉사자로 만난 사이이다. 전국 대학생들이 모여 베트남에서 한 달간 자원봉사를 하고, 캄보디아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었다. 다른 대학 신문방송학과를 다니던 지인이는 털털한 성격이었고, 팀에서 나이가 어린 축이었지만 팀장을 맡았었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간혈적으로 인연이 이어져 무비위크에 입사했다가 퇴사하고, 다시 MBC PD로 일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자체발광 오피스'로 장편 입봉을 했고, '동백꽃 필 무렵'이 한창 인기일 때는 임상춘 작가의 첫 작품을 연출했던 인연으로 이런저런 비하인드를 전해 듣기도 했다. 연출작 중 하나에 건축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바람에 내게 이런저런 조언을 구해온 적도 있었다. 덕분에 드라마 시나리오를 사전에 읽어보기도.
마지막으로 만난 건 신혼집 리모델링 건으로 찾아왔을 때였다. 그때 차기작으로 사극을 준비한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것을 '옷소매 붉은 끝동'이라는 드라마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집에 TV를 두지 않아 웬만한 드라마는 클립 정도를 보는 게 다인 탓이다. 그러다 오늘 우연히 인터뷰 기사를 보고, 그제야 이 드라마의 연출이 지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20대 초반 천둥벌거숭이 때의 연들이 세상에 제각각 흩어져 자신의 몫을 하는 것을 보면, 왠지 마음이 뜨거워진다. 응원하는 마음이 당연하다.
멋지다, 정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