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 동안 잘 쉬었다.
3/13(금)의 기록
기상 시간 5:55
집에서 나온 시간 6:30
출근 시간 7:03
정말 아침이 밝아졌다. 흐린 날만 아니라면 더 밝은 아침이었을 거다. 이제 일찍 일어나기는 더 좋은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출근길은 거의 매일 동일하다. 비슷한 시간대에 버스를 타서 똑같은 정류장에 내리고, 똑같은 길을 걷는다. 어디선가 매일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가는 느낌이라면 출/퇴근길에 변화를 줘보라고 했던 게 생각나서 오늘은 조금 빠른 버스를 탄 김에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갔다.
한 정거장 전이지만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평소와 다른 길이 새로움을 주었다. 버스를 타고 지나칠 때는 잘 보이지 않는 세세한 것을 관찰하게 되는 게 걷는 즐거움이다.
요즘은 단축근무를 하게 돼서- 3:15쯤 퇴근한 나는 집에도 걸어왔다. 평소에 걸어오는 길에서 약간 옆으로 빠져서 걸어봤고, 바로 집에 오는 대신 빙- 돌아서 걸어왔다. 마스크를 껴야 해서 답답하긴 하지만 그래도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훨씬 시원한 시간이었다.
코로나는 분명 우리 사회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개인 시간이 늘어난 건 은근히 좋긴 하다. 몸이든 책이든 무언가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은- 놀러 다니지 못하는 이 시간을 알차게 쓸 수 있는 방법 같다. 언제까지 이 시간이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이 상황이라도 최대한 즐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