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힘센 친구가 자기만 생각하게 되면

05. 보호무역과 관세폭탄

by Mr text

오늘의 뉴스


출처 : 서울경제, 트럼프發 보호무역 압박 가시화… 한국 수출기업 ‘4월 위기’ 현실화되나, '25.02.23.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이후로 보호무역과 관세폭탄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배웠던 지구촌은 이렇지 않았는데. 강대국들, 특히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화가 멈추고 고립주의가 부활하고 있다. 어디 시골에 체급 작은, 세계 안보나 경제에 별 영향이 없는 친구가 그러면 "알아서 해라."하고 말겠지만 미국정도 되는 나라가 이렇게 나오다 보니 전 세계가, 그리고 우리나라가 받을 영향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보호무역이란?

보호무역이란 간단히 말하면 자기 나라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을 제한하고 무역장벽을 높이는 정책을 의미한다. 크게 관세를 활용하는 방법과 관세를 활용하지 않는 방법 (수입 쿼터제, 보조금 지급 등)이 있는데, 이를 통해 자국 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도 늘리고,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 할 수 있다. 이렇게만 들으면 자국의 경제를 지키기 위한 좋은 정책이지만, 세계는 혼자 사는 곳이 아니므로 자연스레 무역 상대국과의 갈등을 초래하고 글로벌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의 관세 폭탄

보호무역을 하기 위해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관세를 부여하는 것이다. 미국이 A라는 나라에서 수입해 오는 수입품에 대한 세금, 그러니까 관세를 높이면 A 국가에서 수입되어 오는 제품의 미국 내 가격이 높아진다. 이는 자연스럽게 미국 내 소비자들의 부담 증가와 A 국가의 수출 둔화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미국이 우리나라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다면 미국 소비자들은 한국산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고, 한국의 자동차 기업은 판매량 감소로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은 세계와의 무역에서 자신들의 적자가 큰 영역을 중심으로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하고 있다. 중국에는 10% 관세, 철강 · 알루미늄에는 25% 관세,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 자동차 · 반도체 · 의약품 관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미국이 관세를 높인다는 것은 결국 한국 기업들의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당장 미국으로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하고, 그렇게 수출을 했어도 미국 내 상품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에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아예 생산량을 줄이거나, 생산기지 자체를 이전하는 등의 결정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면 투자 감소나 고용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한국 경제 전체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미국으로 수출하지 않은 업종이라고 해서 아예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내수시장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


대응 방안은?

아마도 가장 먼저, 그리고 집중해야 할 것은 외교적 대응일 것이다. 미국과 만나 "그렇게까지는 하지 맙시다."라고 협상하면서 우리나라에 영향이 가장 적게 올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막 임기가 시작된 미국 정부가 협상을 쉽게 받아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 외에는 생산기지 자체를 미국으로 이전하여 관세 부담을 피하면서 미국 시장을 계속 공략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기지를 갖추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기존에는 미국과 멕시코 간 협정이 되어있어 생산기지를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인건비 등이 저렴한) 멕시코에 만들어두고,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미국이 멕시코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옴에 따라 생산기지 자체를 미국으로 들여놓아야 하는 지경이 되었다고 한다.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만들기 위해 들인 돈과 시간이... 참 아깝다.

그 외에는 미국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동남아나 유럽, 중동 등 다양한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이 또한 쉽지는 않은 일일 것이다. 신규 시장이 이렇게 급하게 찾는다고 바로 찾아지면 기업들이 그렇게 고민을 하고 신규시장 개척하겠다고 노력할리가 없지 않겠나.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된 이래 전 세계가 상호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자유무역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 왔으나 앞으로는, 적어도 이번 트럼프 정부 동안에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 같다. 당장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니 그 부과대상이 된 나라들에서도 똑같이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상호 간 관세 부과가 심해지고 무역장벽이 쭉쭉 높아지면... 세계 경제에, 그리고 내 계좌와 내 지갑에도 막대한 악영향이 우려된다.




보호무역과 관세 폭탄에 대해 다루다 보니 우리나라에 끼칠 악영향들만 부각된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때로는 보호무역이 필요한 순간들도 있을 것이다. 미국은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일자리를 보호하고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기술 패권 다툼에서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서, 세계 최고의 강대국임에도 일정 영역에 대해서는 '보호'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반도체나 배터리 같은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또는 값싼 외국 제품이 들어와서 국내 농업이나 중소기업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지키기 위한 선택적 '보호'가 필요하기도 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유냐 보호냐'가 아니라 시대와 상황에 맞는 현명한 무역 정책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보호무역도 100% 반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일정 부분은 보호무역을 하고 있으니까.) 다만 미국은 그 체급과 영향력이 몹시 큰 만큼 그들의 보호무역이 너무 무분별하고 과하지 않게, 보다 합리적으로 운영되기를 바랄 뿐이다.


힘이 센 친구가 자기만 생각하게 되면 어떨까. 다같이 줄을 서 있는 식당에서 "내가 배가 고프니까 먼저 먹겠다!"고 새치기를 하고 먼저 들어간다면? 부디 이렇지만은 않기를.


※ 금융 문맹을 벗어나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보며 정리한 글입니다. 정리를 하고 게시를 하면 그만큼 더 열심히 찾게 되고 오래 기억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며 정리하다보니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그런 부분이 보인다면 넓은 이해와 함께 댓글로 가르침을 요청드립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일자리 시장의 온도계로 예측해 보는 경기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