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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설 Nov 20. 2019

[안골마을학교]3년간의 기록의 시작

무기력하고 회의적이었던 아이들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최근 안골마을학교 청소년들이 국가보훈처가 주관한 보훈컨텐츠 공모전 영상부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결과보다 영상을 만든 그 과정이 놀라웠다.

어떤 영상을 만들지 함께 논의를 하였다. 큰 맥락이 잡히고 아이디어에 아이디어가 더해져 시나리오에 살이 붙여졌다. 시나리오 작가가 따로 있던 것이 아니었는데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 그러자 아이들은 각자 자신이 할 역할을 알아서 찾아 하기 시작했다. 한 친구는 의상을 구하러 사방으로 뛰어다녔고, 다른 친구는 적절한 촬영장소를 찾았다. 어떤 친구는 배우가 될 친구에게 어떻게 연기를 할지 조언을 하고, 다른 친구는 소품을 구매하러 갔다. 누가 어떤 역할을 하지 회의를 통해 정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하여 자신이 할수 있는 것을 스스로 찾은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갈등은 없었다. 하기 귀찮아 빼는 아이도 없었다. 시나리오부터 촬영까지 하루만에 끝났다.

원래 이런 학생들이 모였던 것일까? 아니다. 절대. 3년전 아이들은 무기력하고, 회의적인 태도가 일상다반사였다. 무슨 수업이든 하기 싫어했고, 어쩌다 하게되더라도 조금이라도 어려우면 포기했다. 다소 어려워 보이는 일은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며 회의적이었다. 나 또한 이런 아이들을 도대체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몰라 답답했고, 혼란스러웠다.

차근차근 3년간 벌어진 변화들을 적고자 한다. 사실 이 변화의 이유들을 나도 대략적인 생각들이 둥둥 떠있을 뿐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 종종 써 내려갈 학교이야기는 일차적으로 나를 위한 글이다.  요즘은 혼란에서 어느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학교에서 어떻게 더 나은 학교를 만들지 고민 중이다. 하지만 막막한 상태. 막연하게 내가 겪은 일들과 그에 따른 생각들을 정리해 나가면 그 고민들의 힌트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글을 쓰는 것이 두렵다. 내가 뭐라고 교육에 대해 논하나 싶기도 하고, 혹여나 자랑으로 들릴까 혹은 말하게 될까 걱정된다. 그럼에도 글을 쓰려는 것은 이 글이 읽는 분들에게 공감이 되든 때로는 본인 생각과 충돌이 되든 생각의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https://youtu.be/8yBNbjZGV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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