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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설 Nov 16. 2016

진짜 자유와 가짜 자유

어떻게 하면 아이가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고 기다리게 할 수 있는가?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이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자 미셸 박사는 1966년 653명의 네 살배기 꼬마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였다. 아이들에게 마시멜로 하나를 주었다. 하나만 더 주길 바라는 아이들. 간절한 눈빛을 보내는 그들에게 잠깐 나갔다가 오는 동안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린다면 하나를 더 주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1분이 1시간 같은 시간. 길고 긴 20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아이들이 참지 못하고 먹어버렸고, 일부 아이들만이 참고 기다렸다. 15년이 흐르고, 십 대가 된 이들을 박사는 다시 만났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오래 참은 아이일수록 가정이나 학교 생활에 만족했으며, 대학 입학시험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여줬다.  이후의 추적 연구 결과에서도 마찬가지. 오래 참은 아이일수록 인생전반에 성공을 거두었다.


이 실험 결과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표면적으로는 인내심, 자기통제력, 만족지연 능력을 나타내지만 결국은 진정한 자유에 관한 이야기이라 생각한다. 자기통제력은 자유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 실험에 참가한 대부분의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마시멜로를 하나 더 먹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자기에게 주어진 하나의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있어야 한다. 이 사실은 당연히 모든 아이들이 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결국 참지 못하고, 먹고 만다. 일부 아이들 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 이것이 자유가 아닌가? 반대로 많은 아이들이 참아내기를 원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자유의 시작은 자기통제력이다.


아이들의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자기통제력을 깎아내리고 있다.

우선 신뢰 부분이다. 아이들이 마시멜로를 먹고 말았을 때 부모의 반응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돌아왔을 때 아이가 마시멜로를 먹고 난 뒤라고 가정해보자. 부모는 하나 더 받을 수 있는데 왜 먹었냐고 물어보면 아이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너무나 먹고 싶어서 참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아이가 안쓰러워진 부모는 결국 아이에게 마시멜로 하나를 더 준다. 그 이후 아이는 만약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더 빠른 시간에 마시멜로를 먹을 것이다. 어차피 하나 더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이가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았다고 가정해보자. 부모는 약속대로 마시멜로를 줄 수도 있지만 하나만 먹어도 충분했다며 더 주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이후 역시나 아이는 참고 기다릴 이유가 없어진다. 어차피 한 개의 마시멜로 밖에 얻지 못하니까.

위 두 가지 사례에서 부모들의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말한 바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일관성이 없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이는 부모를 신뢰할 수 없게 되고, 안정감을 잃게 된다.


개인적으로 약 4년 동안 대안학교에서 교사로 근무를 했다. 교사로 일하면서 깨달은 것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교사는 착한 교사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무서운 교사도 아니었다. 무섭든 착하든 간에 일관성 있는 신뢰할 수 있는 교사였다. 아이들은 거기서 큰 안정감을 받기 때문이다. 단순히 착한 교사는 아이들이 만만하게 볼 뿐이다. 단순히 무서운 교사는 아이들이 두려워할 뿐이다. 하지만 신뢰가 가는 교사의 경우는 그 교사가 착하든 무섭든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 일관성 속에서 아이는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교사의 반응을 사랑으로 받아들인다.



신뢰 부분보다 더 큰 문제는 마시멜로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 데 있다. 부모들 중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고자 아이들이 원하는 데로 들어주는 경우가 있다. 마시멜로를 예로 들면 애초에 아이가 마시멜로를 한 개를 먹든 두 개를 먹든 다 먹어 버리든 아이의 자유 의지에 맡겨버리는 것이다. 그것은 아이에게 자기 통제력을 키울말한 기회조차 주지 않은 행동이다. 이런 훈육법은 차후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관계 부분부터 큰 문제를 일으킨다. 자기 통제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아이가 학교에 가게 되면 문제는 반드시 생긴다. 교유 관계에서 아이는 자기 멋대로 하고 싶어 하고, 그런 행동을 다른 친구들이 좋아할 리 만무하다. 아이는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 납득이 가지 않고, 다른 아이들에게 분노를 폭발한다. 다른 친구들은 그 아이가 더 싫어진다.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부모가 생각한 아이의 자유의지는 자기 통제력 이후에 있다. 마시멜로 한 통이 있다면 아이가 하나를 먹은 지 두 개를 먹을지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맞게 행동할 수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자기 통제력이 길러지지 않은 아이에게 마시멜로 한 통을 주면 하루 만에 다 먹고 말 것이다.


모든 놀이에는 규칙이 반드시 존재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 놀이 안에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놀 수 있을 때에는 그 규칙을 준수할 때에만 이어진다. 아이들의 놀이를 잘 관찰해보면 이따금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재미없어할 때가 있다. 그 변화의 분기점은 어떤 아이들이 규칙을 멋대로 어길 때이다.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고 싶다면 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란다면 우선 자기 통제력을 먼저 키워줘야 한다. 자기통제력이 생긴 아이는 점차 자유로워질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바데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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