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he reader
Dec 10. 2021
바이러스가 잠식한 세상에도 캐럴은 울린다.
트리 개시 기념이라며 '고요한 밤~ '
한 소절로 전해온 형부의 단톡 안부.
센스쟁이 여덟 살 조카가 '거룩한 밤~'으로
화답을 한다.
곧 동생의 '어둠에 묻힌 밤~'이 올라오자
부모님이, 언니가, 조카들이 뒤를 잇는다.
코로나 시국에 캐럴 잇기 안부 속
한 해의 우리가 파노라마 된다.
이제 김장만 마치면 성탄절.
부디 내 입에 딱 맞는 김치가 완성되기를.
흩어진 가족들이 내년엔 마스크 없이 만나기를.
엄마 아빠 건강하여
제대로 가족여행 한 번 떠날 수 있기를.
낯설고 쑥스러운 노래 안부.
이브가 오기 전 가족 캐럴 잇기가 완성은 될까,
싶었는데
나서는 거 질색하는 고등학생 아들까지
끝 소절을 찍어 보낸다.
기숙사 생활로 자주 만나지 못하며 스며든
가족애일까?
놀라움과 감동 속
그렇게 우리만의 캐럴 퍼즐이 맞춰졌다.
고요하고 따뜻한 밤,
신박한 방식으로 나도 그대들의 안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