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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reader Nov 24. 2022

3분 단상

컵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며


지하철을 갈아타고 버스를 기다리는 게 싫어

성년이 되자마자 운전면허부터 취득했었다.

컵라면으로 대충 끼니 때우던 서울살이 중

엄마  한 그릇에 무너져

다 버린 채 귀향하기도 했었는데.


근래 운전하는 게 싫어 자주 버스탄다.

지금, 외식 계획 세워 폼나게 나서 놓고

편의점 앞 학생들 사이 끼어 앉아

뚜껑을 까고 있다.


아!

인간은 얼마나 간사하고 변덕 심한 동물인가.

나는 지금 세상에서 제일 맛있을

김치 왕뚜껑 앞에

일 년 같은 3분을 재며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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