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경영학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동물적 존재, 사랑.
내가 축축한 기계로서 메마른 기계와 우리가 다른 점을 이제와 찾으려니 시대가 하 수상해서 곤란하기는 하다. 하지만 사랑의 열망에 휩싸인다는 점은 아직까지 메마른 기계가 유사하게 구현하고 있지 못한 인간만의 특질이 아닌가 한다.
사랑을 메마른 기계가 유사하게 전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에게 불리한 사실인지 유리한 사실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사랑은 사람을 충만하게도 빈곤하게도 하기 때문이다.
충만한 사랑조차도 너무 깊이 들어오면 독에 불과하다. 어느 유혹적인 존재에게서 갈비뼈 안쪽으로 뜨거운 바람이 들어오듯 강렬한 사랑이 훅 들어와 당신의 가슴을 뒤틀어버리는 날에, 당신은 그 사랑에게 당신의 자율성을 강탈당하고 그것이 손짓하는 대로 실에 달린 손발을 움직이는 마리오네트 인형이 되고 마니까.
빈곤한 사랑은 말할 것도 없다. 내면이 충만해지는 게 아니라 갈증만 더해가는 불쌍한 사랑은 사실 사랑의 형태로서 오늘날에도 편재해 있다. 예전에 옥장판을 사는 행위로 상징되었던 이 종류의 사랑은 이제 아이돌-팬덤 관계에서 재현되고 있다. 사실 나도 챙겨보는 유투버가 있다. 메시지 후원도 조금씩 하고 있지만 아주 조심하고 있다. 내가 그를 너무 원하지 않도록.
사랑은 다루기 어려운 동물이다. 상황에 따라 슬픔이나 분노로 모습을 바꾸기도 하는 키우기 어렵고 까다로운 종이다. 우리 모두 사랑을 제대로 경영하자. 마치 한 회사의 관리자인 것처럼 우리 내면을 점검하고 과학적인 태도로 사랑을 육성하자. 사랑이 우리의 손아귀를 벗어나 흑화해 우리 자체를 잠식해 버리지 못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