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 때 행복했다. 농구를 하면서도 내가 건네 준 패스를 통해 친구가 골을 넣으면 행복했고, 게임을 하면서도 내 노력을 통해 친구들의 게임 레벨이 올라가면 행복했다. 고등학생이 되어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도 성격은 그대로였다. 공부한 내용을 친구에게 알려주곤 했고, 지식 나눔을 통해 친구의 성적이 올라가면 행복했다. 이런 성격 탓인지,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공부했다. 그러던 내가 이제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 지 약 3년이 되어 간다.
내게 컴퓨터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개발자는 될 수 없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중학교 컴퓨터 수업시간에 배웠던 HTML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선생님에게 크게 혼나기도 했고, 전역 전 후로 컴활 1급을 취득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공부했지만 결국은 취득하지 못했다. 창업학을 복수 전공하면서도 앞으로 프로그래밍을 알아야 한다고 모두가 공부할 때도 전의 실패가 누적되었던 탓인지, 공부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내 인생에 프로그래밍은 절대 없다며 다짐했던 컴맹 수준의 비전공자가 개발자가 됐다.
27살의 나이로 개발을 처음으로 시작하여 곧 서른을 바라보고 있다. 개발자가 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새로운 분야를 처음부터 공부해야 한다는 막막함, 이미 앞서 가고 있는 이들에 대한 열등감, 그리고 나의 무지함이 도전을 가로막았다. 이런저런 상황들 때문에 개발을 공부하는데 하나를 배우더라도 남들보다 많은 삽질을 해야만 했다. 특히나 주변에 개발자인 사람도 없었기에 공부를 함에 있어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다. 개발자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이들이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적었다.
아무리 부족하고,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꾸준히만 하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블로그에 주로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겪은 문제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꾸준히 글로 적었고, 공부한 내용을 글로 적었으며, 치열하게 공부하고 경험한 과정을 담은 회고 글을 적었다.
공부하고 코딩하며 글까지 적는 과정은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공부한 내용을 글로 적는 과정에서, 공부한 내용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문제 해결 과정을 글로 적음으로서 같은 문제에 직면해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꾸준히 글을 작성하면서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블로그에 방문해주셨고, 도움이 됐다는 말을 들을 때면 에너지가 생겼다. 꾸준히 글을 적고 노력하다 보니, 프로그래밍에 관한 두려움은 어느 순간 용기로 바뀌었고, 그렇게 개발자가 될 수 있었다.
내 글이 시행착오를 겪어 가며 공부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로는 더 많은 글을 적고 싶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도와주지 않으며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개발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조금은 정제되지 않고 투박할 수 있는 글을 브런치에도 꾸준히 적으려 한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알게 된 동기와 후배와 함께 브런치 작품을 함께 작성할 예정이다. 이들도 나와 같은 개발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노력한 시간과 경험의 결이 다르다. 그렇기에 이 글을 시작으로 각자가 왜 개발자가 되고 싶었는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개발자가 되는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 등을 정리하려 한다. 더디 가더라도 함께 가는 것이 결국은 더 빠르게 가는 길임을 기억하며. 그렇기에 우리의 삶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글을 정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