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폴라리스> Vol. 176 '놀이를 찾아서'
일상의 모든 것이 놀이인 아이들에게는 책도 재미있는 놀잇감이다. 하지만 재미보다는 학습을 우위에 둔 책이 아이들에게서 책으로 노는 즐거움을 앗아가는 경우도 많다. 까르르 웃음이 터지거나 손으로 조작하며 신나게 놀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한 재미있는 그림책.
글 김진희 에디터 박은아 포토그래퍼 강봉형
곰아, 놀자!
조리 존 글ㅣ벤지 데이비스 그림ㅣ북극곰 출판
단짝 친구지만 달라도 너무 다른 수다쟁이 오리와 집에서 쉬는 것이 가장 좋은 무뚝뚝한 곰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곰과 걷기 좋은 길 101’ 책을 읽은 오리는 곰과 함께할 주말 산책을 계획하지만, 곰은 같이 놀자는 오리의 제안이 귀찮을 뿐이다. 결국 마지못해 오리를 따라 나서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노는 동안에도 원하는 것이 달라 티격태격하는 두 친구의 모습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더불어 친구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 친구 사이라도 ‘노는 방식’이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에너지 가득한 오리와 혼자 쉬고 싶은 곰의 모습은 얼핏 하루 종일 놀아달라 조르는 아이와 피곤한 엄마, 아빠의 모습으로 비춰지기도해 부모들도 공감하며 볼 수 있다.
모나리자를 찾아라!
마이컨 콜런 글ㅣ니키 티오니슨 그림ㅣ키즈엠 출판
유럽 여러 도시의 모습이 페이지마다 가득 그려져 있다. 그 속에 모나리자 그림과 그림을 훔쳐 달아난 다섯 도둑, 도둑을 쫓는 두 경찰관이 숨어 있다. <모나리자를 찾아라!>는 숨어 있는 그림을 찾는 숨바꼭질 책이다. 세계 유명한 문화재와 곳곳에 그려진 명화를 배경으로 한 숨은 그림찾기가 생동감과 긴장감을 준다. 책 제일 뒷장에는 ‘편지 부치는 신사’ ‘은행 강도’ 등 특징 있는 인물들이 나열돼 있으니, 모나리자 관련 일당을 찾은 후에는 이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놓치지 말자.
퍼즐 숫자 농장
스티브 레이비스 글․그림ㅣ미래아이 출판
동물 농장 주인과 동물들이 모두 이사를 하는 날. 말, 당나귀, 젖소, 오리, 고양이 등 다양한 동물들을 손수레에 태우는 미션이 책을 펼친 아이들에게 주어진다. 책 아래쪽에 있는 수레를 하나씩 뜯어내서 연결하고, 그 위에 쓰인 숫자에 맞는 동물들을 끼워 넣으면 성공. 그림책을 보면서 퍼즐까지 풀 수 있어 아이들이 더욱 재미있어 하는 퍼즐책이다. 재미있게 갖고 놀다 보면 알게 되는 수 개념은 덤이다.
벗지 말걸 그랬어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ㅣ위즈덤하우스 출판
무엇이든 혼자 하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 속상한 아이들의 ‘폭풍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목욕하기 전 혼자 옷을 벗겠다고 고집을 부리다가 티셔츠가 그만 목에 걸려 빠지지 않는 상황.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해 티셔츠가 목에 걸린 채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하는 주인공 아이의 모습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웃음이 터진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재치 넘치는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으로 정평이난 그림책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의 최신작이다.
입이 큰 개구리
키스 포크너 글ㅣ조나단 램버트 그림ㅣ미세기 출판
커다란 입으로 파리를 잡아먹고 살던 개구리는 문득 다른 동물들은 어떤 먹이를 먹고 사는지 궁금해져 동물들을 찾아 나선다. 새를 만나면 새의 부리가 책 밖으로 쑥 튀어나오고, 들쥐를 만나면 수염과 입이 툭 튀어나온다. <입이 큰 개구리>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입체 그림들이 튀어나오며 아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입체북이다. 생동감 있게 표현된 입체 그림뿐 아니라 익살스러운 이야기 전개가 아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