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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말하우트 Jun 22. 2022

누리호 2차 발사 성공

한국 독자적인 위성 발사체

하지인 어제 6월 21일 오후 네시. KSLV-II 누리호 2차 발사가 있었습니다. 지난 1차 발사에 이어 이번에도 발사체 시험 성격이 강한 발사였습니다. 로켓에 탑재되어 있는 건 위성 모사체와 항우연이 주관이 되어 진행한 큐브샛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큐브샛 4기를 포함한 성능검증 위성을 탑재했습니다.


모사체를 궤도에 올리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모사체와 성능검증 위성을 고도 700km 지구 저궤도(LEO)에 잘 올려두었습니다. 남극 세종기지에서 성능검증 위성과 교신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1차 시험발사를 두고 실패 운운하는 분위기를 보아서 그런지 그 속에서 묵묵하게 고생했을 여러 사람들을 생각하니 그분들은 이 순간 정말 만감이 교차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런 항공우주기술은 사용하는 데 있어 약간만 방향을 틀어도 국가 전략적인 무기와 직결이 되는 기술이다 보니 국가 간 기술교류가 활발한 편은 아닐 거라 생각이 듭니다. 옛날 우리나라의 첫 번째 위성인 우리별 1호 다큐멘터리를 본 기억을 다시 떠올려 보면 영국에 유학 간 연구진들이 영국의 기술을 배우며 위성을 만드는데 핵심기술에 대한 내용은 가르치려 하지 않으려 해서 정말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보다 더한 환경에서 겨우 기술을 습득하고 돌아왔다는 내용이 생각납니다.


나로호 때도 마찬가지로 러시아와 기술협력을 하긴 했지만 MTCR규제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디테일한 기술이전이 힘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의 경우는 우리별 때처럼 때로는 어깨너머로 나로호 때처럼 협력의 모양으로 어떤 부분은 기초부터 차근차근 어떤 부분은 완제품을 가져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하며 배워야 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세계의 오픈소스 운동처럼 모든 게 다 오픈되어있는 게 없는 생태라 아마 기술을 습득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나로호 때처럼 혹은 누리호 1차 시험발사 때처럼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워왔다고 봅니다.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하면서 몇 번 넘어지기도 하고 무릎도 까지며 걸음마를 배워가듯 이런 시행착오로 기술 노하우가 축적되고 그 결과로 우리도 자력으로 1톤 이상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LEO)에 올릴 수 있는 추진체를 확보할 수 있었던 거라 생각이 듭니다.


제주 해안가에서 본 누리호 2차 발사

날씨가 좋으면 망원경에 카메라를 물려 집 뒤 오름에 올라 누리호의 흔적을 좇아볼까 했는데 며칠 전부터 제주 날씨가 썩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어제도 오전에는 구름이 가득한 날이라 나가서 보는 건 안 되겠구나 생각하고 채비를 하지 않았는데 기적적으로 오후가 되자 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내리쬐는 날씨가 되었습니다.


장비를 챙기기엔 시간이 촉박하고 회의도 잡혀있는 상황이라 아쉽지만 나가는 건 포기하고 혹시나 보일까 싶어 재난감시용 공개 CCTV를 돌려봤습니다. 탑동이라는 제주항 인근의 해안가 CCTV인데 아니나 다를까 탁 트인 수평선 위로 마치 용이 올라가는듯한 하얀 흔적이 보였습니다. 순간 탄식이 흘러나왔고 아쉬운 대로 그냥 망원렌즈만 들고 올라가 볼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 되어버렸네요.


이렇게 CCTV로도 쉽게 보이는 걸 확인했으니 3차 발사 때는 꼭 준비를 해두었다 나가서 직관(?)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성능검증 위성은 안전하게 궤도에 안착하고 품고 있는 큐브샛 4기를 내보내는 미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곧 발사 24시간이 되는데 이동안 교신이 계속 유지되어야 하고 태양전지도 제대로 전개가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궤도 안착이 잘 된 것을 확인하고 나면 일주일 뒤에 큐브샛을 차례대로 궤도에 내보낸다고 합니다. 아무쪼록 궤도에 잘 안착하고 제 역할을 잘 해내기를 바라며 각 팀에서 제작한 큐브샛도 정상 작동하여 재미있는 미션을 잘 수행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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