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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스틱 베이커리 Apr 09. 2021

넓이와 깊이

프로 작가가 된다는 것

(오늘의 글은 내가 살아오면서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고 느낀 점을 일기로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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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의 나의 작업들을 냉정하게 리뷰를 하게 되었다. 현실적인 문제들도, 나의 마음도 더 이상 작가로서의 나의 삶을 이끌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회사로 돌아가고자했다.

다만, 이전과는 달리 나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회사로 들어가고 싶었다.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 “다양한 기획력,” 그것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경험을 배울 수 있는 큰 규모의 회사들로 들어가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렇게 지금까지 해온 작품들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하여 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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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독창적인 작업들로 성공한 큰 회사의 대표님과 면접을 진행하게 되었다.

직원을 뽑는 것에 매우 진심이었던 점이 인상깊었다.

면접의 형식도 독특하였는데,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결론은, 나의 포트폴리오와 기획안 작업이 “인상적이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혹 그럴 “기미”도 보여야하는데 그것 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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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현실인 것 같다.

분명 많은 것을 만들어내고 지원사업들을 통해 나름 증명해왔다고 생각했다.

물론 결과들이 다 좋은 것들은 아니었지만.

그 분의 말은 “깊이”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비례감-조형감도 부족하지만, 결국 내가 내세웠던 것은 기획력, 이야기 창의력이었는데 와닿지 않는다고 하셨고

즉 본인의 회사의 “DNA”에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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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라는 것은

내가 하나의 주제를 선정하면 그에 대해 끊임없이 파고들어 그것의 “극의”를 이끌어내 어떤 사람이라도, 심지어 반대 성향의 사람들조차, 좋아하진 않더라도 납득할 수 있을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나는 해석하였다.

(면접 내용이 자세히 기억나지 않아 기억나는 대로 쓰고 있다.)

선택한 하나의 주제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파고들어 그 안의 매력을 표현해내고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그저 독특한 디자인, 감각적인 인테리어, 과감한 스토리, 인스톨레이션들, 유명인의 협찬 등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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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질 확률이 크다고 생각한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지....)

매력을 보지 못했단 이야기보다 그간 내가 안일하게 작업을 해왔음이 더욱 후회스럽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내가 한 단계 넘어서려면, 데미안처럼 알을 깨고 더 큰 세상 (Major)으로 발돋움하려면 나는 나의 게으름과 안일함이라는 알을 깨부술 필요가 있다.

어떤 일이라도 집요하게 파고든다면 하지 못할 일들은 없다.

작품이든 작업이든 일이든 지금부터 내가 해야할 것은 “주제의 극의”를 끌어내고 비쥬얼로 매력적으로 표현해내는 것.

그리고 가장 나의 원천이 되는 마음 속 하나를 찾아내는 것 (이것도 아마 대표님이 전날 보신 내용 중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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