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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빛 Sep 14. 2022

달리며

그때 그 시절 같은 몸은 아닐지라도

7월 초에 달리기를 시작했으니 근 두 달이 지났다. 이제는 제법 달리는 자세가 나오는데, 추석 전날 태화강변을 달리다 종아리와 허벅지 안쪽을 이어 통증이 나타났다.

공주에서 다음 주에 열리는 공주 백제마라톤 5km를 달려보려 이것저것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쥐가 난 것처럼 통증이 엄습했다.

척추관 협착증으로 10분만 걸어도 쉬어가야 하는데, 달리기 할 때는 30분을 꼬박 뛰어도 괜찮았다. 그래서 시간을 30분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점점 속도를 붙였다.

아직 미숙하지만, 5km는 30분 안에 들어오고 싶었다. 연습이 통했는지 몇 번 시간 안에 들어왔었다. 여기에서 더 빨라지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다.

300m를 일정 시간 원하는 페이스대로 달리고 일정 시간 천천히 쉬며 달리는 방법으로 하는 인터벌 훈련을 했다. 10세트를 시작으로 두 번째 12세트까지 한 상황이었다.

부상을 우려해 하루 훈련하면 하루 쉬는 정도로 다소 천천히 훈련량을 늘리고 있었다.

5km코스는 동네 앞을 흐르는 태화강변에서 뛰었는데, 저번과 다르게 건너편 강안은 오르막 내리막이 심했다.

얼마 남지 않은 대회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페이스를 유지하며 끝까지 뛰려고 했는데, 1km를 남기고 통증이 온 거다. 아뿔싸.. 무리를 했구나. 몸의 징후를 잘 읽지 못한 것 일까.. 아쉽다.

그다음 날부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다시 달려보지만,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다시 통증의 전조가 나타났다. 남은 일주일간은 뛰지 못할까 겁이 났다.


오늘은 뛰지 않으려 마음먹었는데, 걷는 듯이 뛰었더니 몸 상태가 괜찮았.

25분을 뛰었는데 땀이 났다. 그러고 보니 내가 뛰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침의 신선한 공기를 폐로 받아들이고 땀을 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인가 보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은 몸의 시동을 거는 것이라는  알게 되었다.

욕심 내지 말고 땀나게 뛸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좋다.

오십 년 이상을 버텨준 몸.

아끼고 사랑하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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