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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qua Oct 15. 2016

약속을 쇼핑한다면

홍콩, Hong Kong  <안녕, 홍콩>  

여행 일상



약속을 쇼핑한다면

홍콩, Hong Kong <안녕, 홍콩>


떠오르던 곡

viva la vida

 - coldplay





과거
이곳에서 누군가는 절실한 만남을 기약했을지도 몰라.




어렸을 적,

친구네 집에 놀러 가면 우리 집과는

다른 냄새가 나는 걸 느꼈다.


그 냄새가

좋은 냄새인지

맡고 싶지 않은 냄새인지도.


여행을 하면

 그 나라만의 냄새가 느껴졌다.


 공항 밖을 나가는 순간

혹은 비행기에서 내려서면서부터

이미

 냄새를 눈치채기도 한다.


냄새는

시간이 지나 추억이 되었고

 지금,

홍콩의 향기가 기억에서 맴돈다.



홍콩,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나라였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바쁜 거리,

높은 건물

그리고 재밌게 본 왕가위 감독의 작품

영화 <중경삼림>이 나의 뇌리에서

홍콩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영화를 보면서 꼭 가보고 싶었던

 세계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가 떠올랐고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설렘을 증폭시켰다.


막연한 기대감과 충만한 설렘이

가슴 가득 벅차고

머리에는 새로운 기억이 생겨날 것을

약속하는 기분이었다.


이번에 홍콩의 냄새를 비유하자면,

마치 오래된 상자 속에 꺼내 든

추억 속 액자 같은 느낌이었다.


 필리핀에서 맡았던 냄새와 비슷했기 때문.

 

어쩐지 인천공항에 도착하기 전 날부터

인천공항에 도착하기까지

이상하게도

한동안 꺼내 들지 않았던

필리핀 때의 추억이 자꾸만 떠올랐다.


떠오르는 이유가 정말로 있었던 것인지

공항에 내려서면서부터

필리핀을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홍콩에 흡수되다




공항에 빠져나와

이동하면서

 홍콩과 첫 만남을 가졌다.


 놀랐다.

눈앞에 펼쳐진 모습이

예상했던 홍콩의 모습과

 다른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파트였다.

 



내가 생각했던 홍콩의 모습과

미처 알지 못했던

 홍콩의 모습.

뾰족하고 둥글며

화려하거나 단출한

다양한 모습의 건물들이

이제껏

홍콩 하면 떠오르던 모습이라고 한다면

빈틈없이 촘촘히

빼곡하게

다닥다닥

채워져

마치 고장 난 티브이 화면처럼 보이는

아파트는

내가 몰랐던 홍콩의 모습이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여행을 온다면

숲을 이룬

수많은 아파트를 보며

 놀라는 것과 비슷한 거겠지?


높은 건물과 화려한 야경에

알지 못한 작은 부분도 있었다.

비싼 집값이 이유가 될 수도 있을 테고

면적에 대한 높은 인구수의 비율이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평범하게 걸어가고 일상을 살고 있는

홍콩 사람들을 보며

다양한 사람들이 있을 텐데

 보거나 겪은 사람들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라는 걸

몸소

느꼈다.


만약 여행을 모르고 살았더라면

주어진 환경만큼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가치관과 삶의 방향은 어땠을까?

생각하는 것만큼 살고 있는 거라고 본다면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많은 경험을 누리게 하고

질문을 해야 된다.


마음과 정신이 달라지려면

계기가 있어야 된다.

크게 깨우치고 자신을 만나는 순간  

스스로가 달라지고

삶이 달라진다. 


그러면

자신을

더욱 소중히 대할 수 있는 마음이 피어난다.





  홍콩, 반가워




첫 대면하는 장소는 아주 멋진 해변이었다.

스탠리 마켓에 가는 도중에 볼 수 있는 해변.

 여행 온 외국인들이 많았고

또 그곳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모래사장에 누워 쉬고 싶어 졌다.

 인공으로 만든 모래사장인데

 마치 꼭 예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 해변의 이름을 알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고 표지판을 찾았다.


리펄스 베이 비치


해변의 이름은

리펄스 베이 비치.

그 근처에는

높고 커다란 건물 하나가 있었는데

리펄스베이 맨션이다.

가운데를 네모 모양으로

구멍을 뚫어놓았다.

용이

바다와 산을 오갈 수 있도록 뚫어놓은 거란다.

 기의 흐름을 '용' 혹은 '용신'이라고 한단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분주한 출근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아침에도

명성을 자랑한다.


길이는 무려

800M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떠올리면

함께 따라오는 음악이 있다.

실제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보니

머릿속에서 자연스레

그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California Dreamin`
The Mamas & the Papas(마마스 앤 파파스)


양쪽에는 상점도 있고

사람이 살고 있는 집도 있었는데


페이가 생각이 났다.

경찰 633을 짝사랑하는,

영화 <중경삼림>에서의 페이.

지금의 나에게는

음악과 스토리가 좋아서

 <중경삼림> 중에서

계속해서 보게 되는 이야기.

그 스토리만 계속 보게 된다.  

음악과 장면이 좋다.


왠지

정말로

페이가

근처에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홍콩의 거리


홍콩, 저녁 맞이



어느덧 저녁이 푸르스름하게 깔렸다.

화려한 야경이 시작될 것이 분명했고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저녁이 되면서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바로 홍콩의 교통.


퇴근길에 걸음이 빨라진

홍콩 사람들 속에 있는 기분은

 짜릿하다.

이 순간만큼은

저녁을 맞이하는 수많은 사람 중

한 사람이다. 

 

활기가 넘치고 바쁜 거리임은 확실한데

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전혀 복잡하지 않았다.

도로교통법을 준수하기 때문일까?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도

무질서하다거나 서두르는 모습이 없었다.

저녁으로 둘러싸인 홍콩을 구경하기 위해

서둘러서 버스를 타서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치 메이크업 전과 후라면 믿을까?

홍콩의 저녁은 낮과는 또 달라

큰 건물들과 화려한 빛들이

새로운 옷을 입은 듯 하다.

그것들은

 홍콩의 밤거리를 비춰주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홍콩의 밤거리.

그리고 버스가 달리기 시작하는데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이국적이면서도 절제된 화려함

드러낸다.

마치

애니메이션 한 장면 속에 있는 것처럼.


  강한 바람이 얼굴을 뭉개고

바람을 실컷 맞으면서도 시원하고 기분은 아주 좋았다.

홍콩 야경보다 더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2층 버스를 타고

 홍콩 시내를 구경하는 것이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교통정리가 잘 되어 있는 나라는

 시민들도 약속을 잘 지키고 있다.

홍콩은

 정해진 규칙과

법을 잘 지킨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 서는 것,

지하철에서 음식을 먹지 않는 것,

 무단횡단을 하지 않는 것 등.


 당연하지만 당연한 것을 지키는

멋진 시민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당연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일이

주변에서는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잠시였지만 홍콩은 달랐다.




 쇼핑의 거리 속 과거


과거와 현재의 시계탑


홍콩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면

시계탑 혹은 1881 헤리티지에서

만남의 장소를 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1881 헤리티지는

쇼핑할 수 있는 곳이 많아서

 많이들 좋아한단다.

이 시계탑은

 과거 홍콩과 중국, 몽골과 러시아를

 연결하던 대륙 횡단 열차가 있었던 당시에

 출발역이라는 걸 알 수 있는 곳이다.

허나 지금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여

시계탑만 남아있다.

열차에 늦지 않도록 시계탑을

 만들어 놓은 것일까?

과거

이곳에서 누군가는 절실한 만남을

기약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약속에 늦는 친구도

즐겁게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즐거운 기다림을 할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 쇼핑거리.







여기는

 원래 홍콩 해양 경찰대로

 쓰이던 건물이었단다.

 지금은 명품 쇼핑몰.

그런데 이 쇼핑몰은 그것 말고도

특별한 것이 있다.

 정부에서 국가 기념 건축물로

정하기도 한 곳.

      볼거리도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아지는 곳이다.






홍콩은 현재에서
 과거와 미래가 균형을 이루는 여행지 다.






홍콩, Hong Kong <안녕,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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