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발견자의 삶
"너는 나의 뮤즈야"
절친 중에서 나를 뮤즈라고 불러주는 친구가 있다.
창작의 영감이 필요할 때 나를 만나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나.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라니, 그 말을 곱씹으며 나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늘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샤워를 할 때도, 잠들기 전에도 생각은 멈추지 않는다.
때론 샤워하면서 너무 생각에 빠져서 샴푸를 했는지, 폼클렌징으로 세안은 했는지 헷갈릴 때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밤의 생각들이 단편적으로 떠오른다. 그러면 또다시 그 생각의 끈을 이어가려 애쓴다.
내 머릿속은 마치 24시간 돌아가는 아이디어 공장 같다.
생각이 많으니 자연스레 시도도 많아진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재미있어 보이는 일이 있으면 일단 저질러본다.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깨달은 건, 내게는 남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가치를 찾아내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또 뭔가를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걸 좋아한다.
통장에 매달 돈이 차곡차곡 쌓이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는 것처럼, 조금씩 결과물이 쌓여가는 과정이 좋다. 학창 시절에 했던 십자수도 그랬고, DIY 명화 그리기도 그랬다.
책을 쓸 때도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는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금방 싫증을 낸다는 거다.
처음엔 엄청난 열정과 에너지로 시작하는데, 어느 순간 그 에너지가 확 떨어진다.
마치 갑자기 배터리가 방전된 휴대폰처럼.
'이걸 언제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면 끝이다. 더 이상의 동력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에 깨달은 게 있다. 이런 내 성향이 꼭 나쁜 건 아니라는 거다.
오히려 이게 나만의 특별한 능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나는 늘 남들이 잘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걸 키워내고, 적당한 시점에 정리하는 데 능했다.
물론 단점도 있다. 대박이 날 수 있는 순간까지 버티지 못하고 중간쯤에서 멈춰버린다는 것.
하지만 요즘은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살 필요는 없다고.
누구는 한 우물만 파야 성공한다지만, 나는 여러 우물을 발견하고 그 우물들에 빨대를 꽂아두는 쪽에 가깝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하자 많은 것이 선명해졌다. 왜 내게 부동산 투자와 연금 투자가 모두 잘 맞았는지도 이해하게 됐다.
실제로 이런 성향은 투자에서 장점이 됐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저평가된 것을 발견하고, 적절한 시기에 정리하는 게 내게 잘 맞았다.
무리하게 최고점을 노리지 않아도 됐다.
적정선에서 만족하고 다음을 찾아 나서는 게 내 방식이었다.
이제는 안다. 내가 잘하는 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이라는 걸.
그리고 그건 꽤 괜찮은 재능이라는 것을.
세상에는 끝까지 파고드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어떤 이는 등산을 할 때 정상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다.
오르다가 예쁜 바위나 특이한 풍경을 발견하면 거기서 충분히 머물렀다가 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옆길로 새면서 예상치 못한 보물을 발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렇게 발견한 것들이 모여 우리의 인생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가?
혹시 나처럼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중간에 방향을 틀 때가 있는가?
그렇다면 그건 어쩌면 당신만의 특별한 재능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