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RAND ACTIVIST Jun 05. 2023

울 것 같았고 결국 울어버린 슬램덩크

슬램덩크 더 퍼스트

1. 슬램덩크는 내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가장 큰 위로가 되어준 작품 중 하나이다.

만화책은 얼추 100번 넘게 읽었고 모든 장면을 외울 수 있을 정도로 깊이 빠져들었던 작품이다.


2. 2주간 아이들에게 너무 소홀했던 터라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자꾸 눈에 밟히는 슬램덩크……

모든 영화관에서 상영을 내린지 오래지만 딱 한군데에서만 다음 주 금요일까지 상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두가 잘 만들어졌다고 이야기 했고 나같은 미디어성향을 가진 이들도 이것만큼은 후회 하지 않을꺼라고 해서 마침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있는 아이들에게 선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온갖 감정이 폭발하는 시간이었다.

머릿속에서 지난 날 내 자신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지금의 나를 한번씩 안아주고 간 듯한 기분이다. (지금의 내가 그들을 안아준 것일지도….)


정말 열심히 살기도 했고 뜨겁게 방황하기도 했고 여러차례 죽음 목전에 다다르기도 했지만 매번 끝자락에서 포기하는 것을 포기했다.

날 손가락질 하지 않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과 극심한 외로움에 버둥 거릴 때면 모든 것을 놔버리고 싶었지만 그럴 때일수록 나는 더 강한 척 하며 내 자신을 더 새롭고 어렵고 무서운 무대 위로 올려 세웠다.


4. 언제나 그랬듯 지금 하고 있는 새로운 도전도 녹록치 않다.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을 해야 하는 나이에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완전히 새로운 툴을 배우며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한다니……

이쯤 되면 자학을 하며 쾌감을 느끼는 변태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15년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일해보기도 했고 서로를 가족이라고 주변에 소개하는 중국친구가 소식을 듣더니 나답다고 웃으며 이야기 했다.

마치 안정적인 삶을 싫어하는 것처럼 계속 새롭게 변신하고 성장하는게 나의 장점이란다.

또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모두가 한 분야를 붙잡고 그곳에서 최고가 되려고 발버둥을 칠 때 나는 마치 세상의 모든 분야를 전부 경험해보겠다는 이상한 목표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 같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은 허투루 듣기가 어렵다고 했다.

주워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만으로도 별의 별 분야의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게 나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해줬다.


모두가 나를 행보를 좋은 쪽으로 바라봐주는 친구들이다.

어느것 하나 제대로 끝까지 하는게 없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삶 자체가 산만하다고 보는 이들도 많다.

물론 나는 그들의 관점도 존중한다.

그렇게 바라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5.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보니 그랬던 것도 있다.

하지만 너무 재미 있어서 그랬던 것도 있다.

단 하나 밖에 없는 인생이니 다른 방식으로 여러번 살아보는 것도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난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다.

슈퍼제너럴리스트가 되었고 그 덕에 아주 쓸모가 많은 인간이 될 수 있었다.


6. 하지만 여전히 난 잘하는 것 보다 못하는게 훨씬 많다.

아는 세상보다 모르는 세상이 훨씬 많다.

이미 익숙하게 잘하는 것만 하다가 세상변화에 뒤쳐지는 것도 재미 없다.

아는 세상보다 모르는 세상에서의 긴장감이 여전히 짜릿하다.


너무나 감사한 것은 그 부분만큼은 성향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은 아내를 만났다는 것……

무엇이든 서로에게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그만 해도 된다고 말하는 부부라는 것……

그 판단으로 인해 가계가 휘청 거리고 재산을 말아먹은 적이 있어도 여전히 같은 기조를 가진 우리라는 것……


그리고 그런 우리를 닮은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우리보다도 훨씬 더 자유롭게 세상을 날아다니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는 것……

이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7. 슬램덩크를 처음 접했던 무렵의 나는 불행한 감정에 휩싸인채 간신히 살아남아 있었지만 3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은 너무나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슬램덩크를 보며 흐르는 눈물의 의미는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내게 보내는 메세지이다.


‘잘 버텼어.

30년 뒤의 너는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살고 있을꺼야.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을꺼고 그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살고 있을꺼야……’



JADEN, the brandactivist   

- Family Accelerator

- Super Generalist

- Community Developer

- Mind Trainer

https://linktr.ee/brandactivist


BRAND LEAD | GROW&BETTER

www.grownbetter.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