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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Dec 02. 2023

오랜만에

최근 브런치에 자주 들어온다. 기업 블로그처럼 우리 회사도 운영하는 공식 브런치가 있는데 직접 짧은 연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면서 과거에 내가 썼던 다양한 주제의 글을 봤다. 지우고 싶은 글도 있었는데 그냥 놔두었다. 누군가에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됐다. 간절할 땐 남이 주는 작은 정보들도 큰 영감을 주곤 하니까 내가 쓰는 글들이 하찮은 정보라고 낮출 필욘 없을 것 같다.


글은 최대한 실제의 나에 가깝게 꾸밈없이 솔직하게 작성하고 싶었다. 나를 모르는 사람이든 알던 이들이든 내가 쓴 글을 읽으면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느껴지도록 또는 실제 말투와 성격과 똑같다 느껴지도록. 요새 글을 못 쓰겠는 이유 중 하나는 웃기지만 그동안 살아가며 스스로 나에 대하여 정의 내리던 모습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내가 나를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서이다. 결국 그동안 내가 나란 사람의 이미지에 대해 잘못 이해해 왔던 것 같아서 글을 쓸 때 어투와 형식에 대한 디자인이 어렵게 느껴진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내가 착하냐 나쁘냐, 옳은가, 틀린가 같은 판단에서는 자유로워지기로 했다. 규정된 법을 어기는 범법 행위 아닌 이상 내가 아닌 타인이 나에 대해 정의 내리는 건 나를 포함 각자 판단 몫이다. 좋다고 하면 좋아할 것도 나쁘다고 하면 해명할 것도 크게 없고, 극구 부인하고 인정하지 않을 것도 없다.


항상 내가 부족하다고 어설프다고 생각한다. 과거 사업을 꾸리겠다고 회사를 박차 나오던 패기로운 나에게 해줄 말도 많이 적혀있다. 그것을 멋들어지게 장식하기 위해 여기에 썼던 글들도 그리고 주변에 공유 목적으로 쓴다고 썼지만 공명심에 가득한 글이 되어버려 결국 실속 있는 정보가 부족해져 버린 그런 글감들도 남은 몰라도 나는 다 알고 있다.


내가 생각해도 그런 어설픈 내게 당연히 남들은 차가운 평을 해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정말 정말 좋아도 본전인 거다. 유치하게 점수로 따지면 호:불호가 55:45면 너무 성공한 삶이고 50:50이면 성공한 삶이다.


아마 앞으로 올라갈 글들도 시기별로 평을 달리 할 것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고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의 반복처럼말이다.


시간은 가장 훌륭한 조언자란 말을 최근 읽는 책에서 봤다. 시간 없고 체력도 안 될 때에는 결정을 아예 미루는 게 더 나은 결정이라고도 한다. 좋은 말이라고 생각하고 반영해보려고 해도, 어떤 사업의 극초기 시작점에서 모든 지표가 zero인 위급상황에서도 이런 말을 귀담아들을 수 있을까? 이거 뭐 그냥 이미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기업 구루가 회장실에서 멋들어지게 해 줄 수 있는 현실감각 없는 말들 아니야? 라 생각했다.


결국 생각을 정리한 건 그러한 의구심이 계속 나를 한 차원 더 큰 사고를 하게끔 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된다는 것이다. 주저리주저리 썼지만 결국 나는 다 잘 못하진 않았지만 무언가를 잘못 하긴 했다. 그걸 알고 다시 하는 게 중요하다. 내일은 또 데이원(1)이다. 모든 진심은 통하기 때문에 구체적 표현보다는 진심(마음)으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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