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의 문장 1>(알마, 2014)
자연어 중에서 말입니다. 자연언어라는 건 인공 언어가 아닌 한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같은 언어를 말합니다. 유럽에선 이런 말이 있어요. 일종의 농담이죠. ‘친구와 얘기할 때는 프랑스어로 하고, 애인과 얘기할 때는 이탈리어로 하고, 말과 얘기할 때는 독일어로 하고, 하느님과 얘기할 때는 스페인어로 한다.’
누구에게나 자기가 처음 배운 말, 모국어가 가장 아름다울 겁니다. 그러니까 꼭 그걸 모국어라고 할 수는 없어요. 제가 한국인인데 우연히 러시아에서 태어나서 러시아말을 한국어보다 먼저 배웠다면 제 모어는 러시아어가 되는 겁니다. 자기가 제일 먼저 배워서 제일 익숙한 언어가 가장 아름다운 언어인 것 같습니다.(p.3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