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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s me Jun 23. 2020

‘한국어와 한글은 다르다’-2

<고종석의 문장 1>(알마, 2014)

해마다 한글날이 되면 한글 사랑, 국어 사랑을 강조하는 신문 사설이 실립니다. 그런데 신문 사설에서조차 한글과 한국어를 혼동하는 일이 많습니다. 한글이라는 건 문자체계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한국어와 필연적 관련도 없습니다.
 
물론 한글은 한국어에 잘 맞게 한국어를 표기하기 쉽게 만들어진 문자체계이긴 합니다. 한국어를 표기하는 데는 한글만 한 문자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어를 꼭 한글로 표기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한글이 창제되기 전에는 한자를 빌려서 한국어를 표기했습니다. 이두라는 형식으로 말입니다. 설령 한글이 창제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한국어는 그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한국어를 한글과 혼동하는 것은 마치 영어나 이탈리아어를 로마문자와 혼동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몇 년 전엔가 인도네이아의 어느 소수언어를 한글로 표기하기로 했다는 소식 들으셨죠? 그것은 한국어와 한글 사이에 필연적 관련이 있는 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국어를 한글 이외의 문자로 표기할 수 있듯, 한국어 이외의 언어를 한글로 표기할 수도 있습니다. 언어와 문자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심지어 한자와 중국어를 혼동해서도 안 됩니다. 한자는 중국어와 굉장히 밀착된 문자체계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둘은 다른 것입니다. 한자는 문자체계고 중국어는 언어입니다.
 
한글과 한국어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것 잊지 마세요. 세종대왕이 창제한 건 한글이지 한국어가 아닙니다!(p.31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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