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열의 시대 : 20세기의 문화와 사회>(까치, 2015)
사실 새로운 세기에 문화가 어떤 모습일지를 역사가에게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우리는 과거에 관한 전문가들이다. 우리는 미래에 그리고 당연히 예술의 미래에 관심을 두지 않는데, 예술은 지금 그 오랜 역사에서 가장 혁명적인 시기를 겪는 중이다. 하지만 정부와 업계가 자신들의 진단을 토대로 엄청난 액수를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문적인 예언자들을 시노리할 수 없으므로, 역사가 위험을 무릅쓰고 미래학 분야로 뛰어들 수도 있다. 온갖 대격변에도 불구하고, 결국 과거, 현재, 미래는 역시나 나뉠 수 없는 연속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 세기의 예술을 특징짓는 것은 예술이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기술혁명, 특히 통신 및 복제 기술들에 의존하고 그것들에 의해서 변모했다는 사실이다. 문화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두 번째 힘인 대중 소비사회의 힘은 기술혁명, 예를 들면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여러분의 셔츠 주머니에 들어 있는 휴대용 음향기기 없이는 생각할 수도 없다. 그러나 바로 이 점이 예술 자체의 미래에 관해서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일반적인 예상을 할 수 있게 한다.(p.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