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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우위아 HOW WE ARE Jun 22. 2020

미쁨의 마스크

언제나 양해를 구하는 양해중 씨의 19가지 그림자

때는 양해중 씨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2주째 재택근무를 이어가던 2020년 봄이었다. 전국적인 마스크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출생연도에 따라 공적 마스크를 분배하는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고, 서울중앙지검에서 운영하는 ‘코로나19 상황 관련 법률상담팀’이 마스크 수급을 둘러싼 사기 사건의 유형과 대처 방안을 발표한 이때, 서울의 어느 예식장에서 일어난 이 일을 양해중 씨와 같은 회사의 마케팅전략팀에서 근무하는 정미쁨 씨의 입장에서 살펴보자.



잠에서 깬 미쁨은 모로 누워 보성의 코골이를 지켜봤다. 이런 소음 속에서 14시간 동안 잤다는 것과 잠들기 불과 몇 시간 전 결혼식을 마쳤다는 것 모두 믿기지 않았다. 미쁨은 식탁에 앉아 머리를 묶었다. 노트를 펼쳐 연락해야 할 사람들의 이름을 적었다. 페이지 중간에 선을 그어 메시지로 보낼 사람들과 전화 통화를 해야 할 사람들로 나눴다. 우선 가장 가까운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같은 메시지에서 이름과 어미만 바꿔 학교 선후배들과 직장 동료들에게 보냈다. 메시지에서 ‘어려운 발걸음’, ‘이런 시국에’, ‘축하해주셔서 감사’, ‘괜찮아지면 같이 찾아뵙고’ 등의 멘트를 노트에 옮겨적은 뒤[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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