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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양 Jun 12. 2015

시간의 틈새

[ 오래된 부록 ] 뉴욕그림여행 #2

[오래된 부록] 뉴욕그림여행 #2. MoMA

시간의 틈새 



9월 29일. 이 날은 부푼 기대를 안고 드디어 MoMA (Museum of Modern Art) 에 갔던 날이다.

5th Avenue역에 내려 걸어가는데 저 멀리 보이는 세로로 좁고 길게 외벽에 붙은 MoMA의 사인.

일단 그 세련된 사인부터 굉장히 모마답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영상, 조각, 페인팅, 설치 등 여러가지 현 시대의 가장 핫한 예술작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 곳에서

아마도 뉴욕의 예술가들은 서로 자극받고 배우면서 그 영혼을 잃지 않고 각자의 세계를 키워나갈 수 있는 지도.

이 한 도시 안에 위치해있는 뮤지엄들의 수와 또 거기서 직접 볼 수 있는 거장들의 작품들에 놀라

여러 미술관을 들러 눈으로 확인한 뒤에는 진심으로 여기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만큼 부러웠는데.


(부러우면 지는 거니까) 거기서 멈추고.




현대미술은 단순한 내게는 좀 어려워서 큰 인상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모네의 ‘수련’부터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과 에드워드 호퍼, 몬드리안 등

그 멋진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나는 여러 전시관 중에서도 바우하우스의 포스터, 리트벨트의 의자, 뉴욕 서브웨이 사인 등

근현대의 의미 있는 디자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 옆에 앤디 워홀의 작품들이 몇 개 있었는데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이 날 새롭게 알게 된 작가는

바로 앤디 워홀이었다. 실크스크린 작품들은 구상적인 소재를 그렸지만 컬러도 표현방식도

전혀 낡지 않은 센스 가득한 것들이었다.

그 후로 아 이 사람은 디자이너구나.라고 나는 나름 그렇게 이해하기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MoMA의 중앙에는 어디서든 지나면서 내려다 보이는 Sculpture garden이 있었는데

구경을 마치고 거기 앉아 쉬면서 문득 바라보니,

모던한 스타일의 MoMA 건물과 그 옆 틈새 뒤로 보이는 포인티드 아치의 고딕스타일 건물의 대비때문에

현대를 더 분명히 현대로 느끼해 해주는 그 틈새마저 센스 있게 느껴지고

게다가 내 앞에 보이는 조각이 왠지 맘에 들어 그 앞에 잠시 앉아 슥슥슥.






Sculpture Garden. 20060929

at The Museum of Modern Art in NY

illust by KOOO




*

나중에 찾아보았는데 이 조각은 프랑스 조각가 Aristide Maillol (아리스티드 마욜)의 작품으로

작품의 제목은 'The River'

바로 옆의 물 아래로 쏟아질 것 같은 조각의 포즈가 제목을 보니 이해가 된다. 굉장히 시적이고.







[오래된 부록] 뉴욕그림여행 #2_MoMA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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